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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4일 긴급 브리핑에서 “8월까지 들어올 (백신)물량은 접종 대상자보다 초과해 공급될 예정”이라며 “50대 전체 예약 일정을 1주일씩 미뤄 수량을 여유 있게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7~9월에 공급받는 모더나 백신 물량은 현재 50대에 해당하는 연령층에 1, 2차 접종을 모두 충분히 할 수 있다”며 “50대 물량보다 더 초과하는 양이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기별 구체적 공급 물량은 ‘비밀유지협정’에 의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도 “백신 도입물량에 차질이 발생한 것은 결코 아니며, 행정적 준비에서 사려깊지 못한 점이 있었다”며 불안감 잠재우기에 나섰다.
방역당국의 접종일정 조정에 따라 55~59세 연령층의 접종일정은 7월 26일부터 8월 7일에서 8월 14일까지로 1주일가량 순연된다.
홍정익 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백브리핑에서 “지난 이틀간 내부 검토 끝에 무리하게 예약을 받기보다는, 백신이 정상적으로 들어오면 배송해서 14일까지 접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55~59세를 대상으로 한 추가 예약도 당초 예고한 19일이 아닌 이날 오후 8시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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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브리핑에서는 지난 12일 벌어진 예약 중단 사태의 원인도 드러났다. 예상대로 백신의 원활한 공급이 불확실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브리핑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당초 사전예약 전 방역당국 계산대로라면 접종대상자인 55∼59세 연령층 352만명분을 모두 준비할 수 있었다. 하지만 7월 말 모더나 공급분에 문제가 생기며 일이 꼬였다고 한다. 정 청장은 “사전예약 후 접종하지 못하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예약 일시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일 55~59세 연령층 352만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백신 사전예약은 접종 대상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185만명만 예약을 받고 15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사실상선착순 예약에 여론은 폭발했고 방역당국은 당시 특별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방역당국은 소위 ‘접속자 폭주’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정우진 추진단 시스템관리팀장은 “현재 네트워크는 10기가(GB bps)가 가능한 최대 사양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접속자가 대량으로 몰렸을 때 현존하는 보안장비로는 버티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기자 명부’를 만들어 접속자를 모아둔 다음에 조금씩 사전예약 시스템에 보내는 구조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접속자가 몰리면 대기가 길어지는 문제는 피할 수 없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정 팀장은 “사전예약 개통 직후 쏠림 현상이 나오는데, 가능하다면 여유로운 시간대에 접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결국 현재 시스템상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 예약자들 선의로 분산예약을 해달라는 얘기다.
한편, 50대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몰려 혼잡이 예상되는 40대 이하 사전예약에서는 ‘5부제’ 등이 검토되고 있다. 이와 함께 4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주력으로 하되 모더나 백신을 같이 활용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8월 접종계획 발표 때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