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이베이코리아 숏리스트에 '빅4' 승선…눈치게임 2막 시작

신세계·롯데·SKT·MBK 숏리스트 선정
실사와 인터뷰 거쳐 최종 입찰 저울질
원매자들 ‘관심·고민·진지’ 단어 사용
이해득실 분석 한창인 가운데 행보 주목
  • 등록 2021-03-29 오후 6:02:54

    수정 2021-03-29 오후 6:04:46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유력 원매자들이 숏리스트(적격인수후보자)에 오르며 본격적인 현미경 실사에 돌입할 전망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와 매각주관사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는 원매자들에게 숏리스트 선정 여부를 통보했다. 앞서 예비입찰에 나선 신세계(004170)롯데쇼핑(023530), SK텔레콤(017670), MBK파트너스 등이 숏리스트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들은 앞으로 약 8주간의 데이터룸(VDR) 리서치와 실사, 임원진 면접 등을 거쳐 오는 5~6월쯤 본입찰에서 최종 인수가를 제시할 계획이다.

(왼쪽부터)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사진=이데일리DB)
유력 원매자들은 지난주 공개 석상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해 의중을 드러내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 BU(사업부문) 부회장 겸 롯데쇼핑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롯데쇼핑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투자설명서(IM)를 받았다”며 “충분히 관심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튿날인 24일에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구체적인 본입찰 참여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도 25일 주주총회에서 “이베이 인수는 종합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라 아마존과 협의하고 있다”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는 (자사 사업에) 영향이 있는 포트폴리오이고 바인딩 되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략을 유동적으로 구사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유력 원매자들이 내놓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공식 멘트를 보면 ‘관심’ 또는 ‘고민’, ‘진지’라는 단어들이 겹친다. 이베이코리아는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도 161조원을 기록하며 네이버(035420)와 쿠팡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인수와 동시에 업계 상위권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 보니 관심을 거둘 수 없다.

그러나 4조~5조원에 달하는 매각가는 여전히 부담으로 꼽힌다. 관심이 있더라도 고민하고 진지하게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칫 단독으로 인수 협상에 나섰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고민이 많다 보니 극도의 눈치 게임은 현재 진행형이다. 일단 숏리스트에 들어간 원매자들은 현미경 실사를 거쳐 중요 정보를 꼼꼼히 훑어본 뒤 최종 의중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우군 확보에도 나설 전망이다. 컨소시엄 인연을 계기로 향후 이커머스 경쟁 국면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남 주긴 아깝고 내가 갖긴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최종 본입찰 단계에서 어떤 기업이 결단을 내릴지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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