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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도하차…임기보장 요구 일 듯
김 총장은 이날 28년 동안의 검사 생활을 마무리하는 이임식 자리에서 “원칙과 정도에 따라 본연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면 언젠가는 국민도 신뢰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검찰총장직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또 “검찰에 대한 국민신뢰 회복의 요체는 원칙과 절제, 청렴”이라며 “하늘이 무너져도 원칙을 세우겠다는 각오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총장의 발언은 검찰총장에 오르기까지 자신을 둘러싸고 일었던 세간의 평가와 최근 박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일었던 사퇴 압박 등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근혜 정부에서 수원지검장 시절 ‘내란음모 사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정윤회 문건’ 사건을 처리하고 검찰총장에 오른 뒤, ‘국정농단’ 수사 당시 임명권자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기 때문이다.
◇“檢, 사회의 소금되길” 국민 편 강조
김 총장은 애초 법관으로 임용됐다가 검찰로 넘어와서 총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이날 “검찰을 사랑해 젊은 시절 3년의 법관생활을 접고 검찰에 몸을 담았다”며 “청춘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회상할 정도로 조직에 애착이 크다.
재직 중에 남긴 성과 가운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데서 이룬 것도 적지 않다. 성폭력·아동 학대, 폭력 사범 처벌 강화, ‘묻지마 범죄’에 대한 구형을 끌어 올리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힘썼다.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전담 수사팀을 꾸려 민생경제 침해 사범 엄단에 앞장섰다.
그는 앞으로 예고된 검찰개혁에 관해서는 “검찰개혁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 무엇인지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류시화 시인의 ‘소금’을 읽어내려가면서 “검찰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검찰을 떠났다. “세상의 모든 식탁 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맛을 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