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쉐보레 말리부는 1939대 판매됐다. 경쟁 모델들은 현대자동차 쏘나타 6326대, 기아자동차 K5 4250대, 르노삼성 SM6 2155대가 팔렸다. 단순 판매수치만 놓고 보면 말리부가 현격한 꼴지다. 그러나 말리부는 1.5L 터보, 2,0L 터보, 1.8L 하이브리드 등 가솔민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경쟁 모델이 디젤과 주로 택시나 렌트카용으로 쓰이는 LPG 모델을 판매하는 것에 비해 파워트레인 구성이 떨어진다.
경쟁 모델 판매량에서 디젤과 LPG를 제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솔린 모델의 지난달 판매량은 대략 쏘나타 3034대, K5 2393대, SM6 1091대다. 주로 자가용으로 팔리는 가솔린만 놓고 보면 말리부는 LPG나 디젤 모델 없이도 판매량에서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타이밍이 문제다. 2.3년 전부터 디젤엔진에 관한 각종 이슈들이 터지면서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좋지 않다. 게다가 미세먼지로 고생하는 날이 증가하면서 디젤에 대한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다른 제조사들은 디젤 라인업을 축소하고 있지만 말리부는 반대의 행보를 걷는 셈이다.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에는 디젤 이외에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도 높다.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은 3년 전 2016년 풀모델체인지 당시부터 판매됐지만 환경부의 저공해차 인증을 받지 못해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됐다. 이런 이유로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의 존재조차 잘 모르는 소비자가 대부분이다. 이번에는 저공해차 인증을 받아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차량 구입시 주어지는 보조금은 올 연말까지만 유지되지만 세제 혜택이나 공영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의 또다른 혜택은 이어지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말리부를 선택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한국GM이다. 한국에서 철수설이 돌면서 브렌드 파워가 약해졌다. 말리부 출시와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 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한국GM 관계자는 “말리부의 강점인 성능과 디자인,내구성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을 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