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8 역사왜곡처벌농성단(5·18 농성단)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허 전 인사처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압 대책을 주도했던 허 전 인사처장은 당시 자신이 저지른 행동을 자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전 인사처장은 허화평 전 국군 보안사령관 비서실장, 허문도 전 중앙정보부장 서리 비서실장과 함께 ‘삼허(3許)’로 불리며 전두환 정권의 실세로 꼽혔던 인물이다. 5·18 농성단은 허 전 인사처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핵심 참모로 전두환 정권의 집권 과정, 광주민주화운동 진압 작전 등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공개 질의서를 통해 “(허 전 인사처장) 당신이 기획한 정권찬탈 음모와 시국 수습방안의 내막을 밝히라”며 “5·18 당시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 사건을 포함해 광주항쟁 비극의 씨앗이 된 5·21 진압 작전에 대한 내용을 전면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종배 5·18 농성단 대표는 “허 전 인사처장은 전두환 정권에서도 가장 강경했던 사람으로 알려졌다”며 “우리는 이렇게 정권을 찬탈하고 부정축재를 한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응징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집회 이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개 질의서를 허 전 처장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허 전 처장 자택에 인기척이 없자 질의서를 현관문 틈으로 밀어 넣었다.
5·18 농성단은 지난 2월 8일 지만원씨의 국회 공청회 발언 이후 같은 달 11일부터 국회 앞에서 5·18 역사왜곡 처벌법 제정 등을 요구하며 81일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4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 앞에서 1차 집회를 열었으며 이후 영등포경찰서, 정호용 전 특전사령부 사령관·장세동 전 공수특전사령부 작전참모의 자택 앞에서 각각 5·18 진압 작전의 진실 공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