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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전직 미 해병 출신의 트레버 리드와 마약 밀수 혐의로 미국에서 복역 중이었던 러시아 조종사 콘스탄틴 야로셴코에 대해 죄수 교환을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영TV도 이날 리드가 모스크바 브누코보 국제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리드는 화면에서 검은색 더플백을 들고 있었으며, 눈 밑에 검은색 고리 모양의 위장을 한 무장 남성들에게 붙잡혀 있었다.
미 텍사스주 출신의 리드는 해병대 퇴역군인으로, 지난 해 6월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진행된 죄수 교환 논의에서도 거론됐던 인물이다.
리드의 석방 대가로 미국이 러시아에 송환한 야로셴코는 코카인 미국 밀반입 공모 혐의로 2010년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체포됐다. 그는 미국으로 이송된 뒤 코네티컷주에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두 사람은 터키에서 맞교환됐다. 리드는 인질 관련 미 대통령 특사인 로저 카르첸스와 함께 비행기로 귀국했다. 리드의 가족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레버의 생명을 구해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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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역대 최악 수준으로 악화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트레버 리드가 고국으로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그를 그리워했던 가족 품으로 돌아온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그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한 협상은 결코 가볍지 않은,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미 정부는 이번 죄수 교환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비롯된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관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 관료는 “러시아와 죄수 교환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문제는 다루지 않았다. 이번 죄수 교환은 러시아와 맺은 협정에 따른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끔찍한 폭력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