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일만에 공식석상에 등장한 마윈 "교육사업에 집중"…알리바바 주가 급등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화상으로 공익행사 참석
교사 출신 언급하며 교육사업 중요성 강조
"다같이 잘 살기, 기업인의 책임" 中정책 맞춤 발언
  • 등록 2021-01-20 오후 4:42:53

    수정 2021-01-20 오후 4:42:53

20일 마윈이 ‘마윈 향촌 교사 시상식’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사진=마윈공익기금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88일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윈은 중국 금융 당국을 비판한 후 두달 넘게 두문분출 하면서 실종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마윈의 등장 소식에 알리바바 주가도 급등했다.

20일 톈무(天目)신문에 따르면 마윈은 이날 오전 화상 방식을 통해 중국의 명절인 나빠제(臘八節·납팔절)을 맞아 시골마을 학교 교사 100명에게 인사를 전했다.

마윈공익기금은 2015년부터 매년 나빠제 기간 하이난 산야에서 ‘마윈 향촌 교사 시상식’을 열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마윈도 화상으로 현장에 참석했다.

마윈은 인사말을 통해 입상한 선생님들에게 축하를 전하고 “코로나19로 올해는 싼야에서 만날 수 없지만, 우리의 약속은 변하지 않았다”며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꼭 시간을 내어 산야에서 다시 만나자”고 기약했다.

마윈은 알리바바를 창업하기 전 영어 교사로 일했다. 이번 행사에서도 마윈은 “나와 동료들은 몸과 마음을 다해 교육 공익에 전념하겠다는 생각이 결연하다”며 “스스로 교사 출신일 뿐 아니라 특히 향촌 교육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전면적인 빈곤탈출을 실현했고, 향촌 진흥 전략을 전면적으로 추진하며 새로운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며 “지금은 공동부유(共同富裕: 전 국민 함께 잘 사는 나라)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사업이 정부 정책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말 제14차 5개년 규획 건의안에서 “2035년 전 국민 공동부유 방면에서 보다 명백하고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명시했다. ‘공동부유’ 목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윈은 또한 “교육 발전을 통해 향촌을 진흥하고, 공동부유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현 세대 기업 경영인의 책임이고 맡은바”라고 소신을 전했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마윈은 최근에도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를 다녀오는 등 교육 공헌 활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교육자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던 마윈은 은퇴 후 교육 자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도 마윈의 재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관영 매체는 보도를 삼가고 있지만 대부분 인터넷 매체에서는 마윈의 복귀 소식을 전했다.

마윈이 다시 등장하면서 알리바바 주식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장중 10% 상승한 269홍콩달러에 거래되며 지난해 12월 11월 이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알리건강도 13% 급등했다. 마윈의 실종설 등이 돌면서 알리바바 관련 주가는 두달간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마윈이 다시 예전처럼 왕성한 대외활동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88일만에 다시 화상으로 등장한 마윈의 표정은 이따금 미소를 지을 뿐 대체로 엄숙했다.

마윈은 지난해 11월 초 금융 당국의 호출로 면담을 한 이후 두달 넘게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으면서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마윈이 잠적을 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지난해 10월 24일 상하이의 한 포럼장에서다. 마윈은 당시 왕치산(王岐山) 국가 부주석, 이강(易綱) 인민은행장 등 금융 당국자를 앞에 두고 중국의 금융 시스템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중국인민은행, 중국증권감독위원회 등 금융 당국은 며칠 후인 11월 2일 앤트그룹 상장과 관련해 마윈과 진센둥 앤트그룹 회장 등을 소환했다. 이어 다음날 앤트그룹의 상장은 48시간 앞두고서 전격 유예됐다. 이후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의 중국 정부의 규제 타깃이 됐다. 중국 당국은 플랫폼 기업 반독점법 등을 꺼내며 알리바바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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