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FAANG' 너마저…美기술주 폭락에 펀드도 '추락'

"'스파이칩' 이슈에 실적 우려까지…美 IT주 급락"
4차산업 혁명 ETF, 이달 들어 13%↓
"기술주, 추세적 반등 가능성 낮아"
  • 등록 2018-10-11 오후 5:21:28

    수정 2018-10-11 오후 7:34:52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글로벌 조정장 속에서도 플러스 수익률을 지켜오며 미국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미국 기술주(株)투자 펀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 4일 중국 ‘스파이칩’ 이슈가 최초로 등장하며 IT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우려가 불식되기 전까지는 기술주의 추세적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은것으로 보고있다.

1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글로벌 정보기술(IT)섹터 펀드들은 최근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져 일주일새 평균 -3.36%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과 석 달 기준으로도 각각 -1.51%, -0.88%다. 이들 펀드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 IT 기술주 종목을 주로 담고 있다.

개별 펀드로 보면 ‘교보악사로보테크자 1(H)[주식]ClassA’가 최근 1주일 기준으로 4.64%내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 펀드는 △아마존 △알파벳(구글) △애플 등 미국 IT주가 비중 있게 담겨있어 지난 4일 중국 ‘스파이칩’논란에 IT주가 하락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4일에 이어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미국의 한 통신사 네트워크에서도 중국이 심어놓은 것으로 보이는 스파이칩이 발견됐다는 보도를 이어오며 간밤 나스닥 지수가 4.08%나 내렸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도가 나오자 지난 4일 기사에 언급된 애플(-4.63%)과 아마존(-6.15%)을 비롯해 브로드컴(-5.26%), 엔비디아(-7.48%), AMD(-8.22%) 등 반도체 업종이 급락했다”며 “이는 기업들의 보안관련 비용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며 실적 둔화 우려를 자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영국계 투자은행(IB)인 바클레이즈 전략가들이 인터넷 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우려를 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IT주에 대한 기계적 매매가 발생한 것도 기술주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게 서 연구원의 분석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좋지 않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KINDEX 미국4차산업인터넷(합성 H)’의 경우 이달 들어 13.1% 하락했다. 같은 기간 ‘ARIRANG 미국나스닥기술주’도 5.49% 내렸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기술주는 낙폭이 커 단기 반등 기대가 높다”면서도 “실적으로 우려를 불식시키기 전에 기술주의 추세적 반등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장기 투자자들은 IT기업의 실적 발표 전까지는 섣부르게 매수에 나서지 않는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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