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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3년 만기 ‘AA-’ 등급 회사채 금리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를 뺀 신용 스프레드는 0.666%포인트로 지난 2018년 8월21일 0.673%포인트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0.58%포인트)에 비해 8.6bp(1bp=0.01%포인트)나 뛰어오른 것이다.
신용 스프레드가 올라간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돈 떼일 위험이 없는 안전 자산인 국고채에 주로 몰리고 회사채 투자를 기피한다는 의미다. 투자 적격 최하위 등급인 ‘BBB-’ 등급 3년 만기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연초 6.694%포인트에서 현재 6.825%까지 치솟았다. 비우량 기업의 회사채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이야기다.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하나인 하나은행은 3000억원 규모 후순위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지난 13일 기관 투자가를 상대로 수요 예측(사전 청약)을 진행했다. 그러나 매수 주문이 2700억원만 들어오는 데 그치며 청약 미달이 났다. 다만 하나은행은 이날 채권시장 종료 후 추가 모집을 통해 발행 목표 금액을 모두 채웠다.
한 채권 평가사 관계자는 “안전한 은행채가 수요 예측에서 미달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사전 청약 당일 시장 금리가 20bp가량 급등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자 기관 투자가들도 투자 결정을 미룬 것 같다”고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미 지난해부터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르며 산업 전망이 어두웠던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까지 커지며 회사채 등 직접 자금 조달 시장은 타격이 불가피해 보이는 탓이다.
나이스 P&I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회사채 발행액은 1조1050억원으로 한 주 전보다 3840억원 감소했다. 지난 2월 전달보다 2배가량 많은 9조6430억원 규모 회사채가 발행됐던 것과 대조적이다.
신용평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국채나 통화안정채권 등 안전 자산을 제외한 회사채 투자를 모두 기피하는 분위기”라며 “현금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심지어 은행채마저도 투자를 외면하는 지금 같은 분위기가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