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세로 고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최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윤석열 검찰총장에 밀리는 형국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에서 이 지사는 25.5%, 윤 총장은 23.8%를 얻었다. 두 사람의 격차는 1.7% 포인트로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였지만, 이 대표는 14.1%로 두 주자와 큰 격차를 보였다.(자세한 내용은 한길리서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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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연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들었다가 생채기만 입고 물러선 이 대표가 이익공유제를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기업 팔 비틀기` 비판에…이낙연 “자발적 참여 원칙”
이 대표는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익공유제는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로 추진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운을 뗀 뒤 `현실성이 없다` `기업 팔 비틀기`라는 등 비판이 쏟아지자 “세제 혜택이나 정책자금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지원하되, (당과 정부가) 간섭은 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에 충실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팔길이 원칙이란 정부 또는 고위공무원이 공공지원 정책 분야 등에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원은 하되, 운영에는 간섭하지 않음으로써 자율권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관심사는 대상 기업들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을 늘린 온라인 쇼핑몰과 배달 플랫폼 기업, 반도체 호황을 누린 삼성·SK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도 이날 “플랫폼 경제 시대에 적합한 상생협력 모델을 개발했으면 한다”면서 “자영업자 마진율을 높이거나 수수료 인하 방식으로 이익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익공유제가 구체화 되기도 전에 특정 업종과 기업이 거론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배달 앱이나 전혀 그런 부분을 염두한 것은 아니다”면서 “그와 관련해 당장 만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홍 정책위의장도 대상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해외 사례와 현재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조사 중”이라고만 했다. 이익공유제 논의에는 기업뿐 아니라 노동계와 시민단체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은 물론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지면서 이 대표의 승부수에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취지는 공감하나 `자발적 참여`는 실효성 담보가 안 된다”며 “압박 또는 관제 기부의 위험도 있고, 이익 또는 손실의 산정도 형평성 시비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크다”고 공개 비판했다. 카카오뱅크 출신 이용우 의원도 “자발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그리 될지 의문”이라며 “논란만 증폭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증세 논란을 피하기 위한 정치적 수사`라고 평가절하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피해를 본 약자를 위해서 이익 본 사람들에게 뺏어서 준다는 것은 결국은 증세 논의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범 여권인 정의당조차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지, 기업이나 개인의 선의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다”면서 “2월 임시국회 전이라도 한시적인 `특별재난연대세` 도입 등을 국회가 최대한 빨리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