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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월인데…실물지표 뚜렷한 하향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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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업생산은 3.5%(전월대비), 소매판매는 6.0% 각각 줄면서 구제역 파동이 일어났던 2011년 2월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 감소폭(3.5%)은 2000년 이후 최대치다. 숙박업(-32.6%)과 음식·주점업(-15.9%)이 같은 기간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항공여객·항공운송·철도운동·여행·숙박업도 30~40% 줄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자동차 생산은 27.8% 급감했다. 수출·수입이 주춤하자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70.7%에 머물렀다.
소비 분야에서는 의복·신발·가방 등 준내구재가 17.7% 줄었다. 소매업태별로는 면세점(-34.6%)·백화점(-21.3%)·전문소매점(-9.2%) 등이 소비 위축의 영향을 받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 체감경기 지표인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월 54로 전월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무렵인 2009년 2월(5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산업 업황전망BSI는 전월대비 16포인트 하락한 53이다.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 100.3으로 전월과 차이가 없었는데 이는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이달 8일 예정한 1월 선행지수 발표 시기를 미룬 것도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동향을 제대로 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통계청 판단이다.
치킨게임에 미국 셰일업체 도산 우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동·러시아와 미국 간 석유 패권 전쟁이 촉발한 초저유가 국면은 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에 기름을 붇고 있다.
3월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0.09달러로 장을 마쳐 전 거래일대비 6.6% 떨어졌다. 이는 200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장중 20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유가가 급락하면 정제를 거쳐 생산하는 휘발유 등도 가격이 하락해 정유사 수익성이 악화한다. 비축해 놓은 원유가격도 동반하락하는 만큼 이 역시 부담거리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만 하락한 것이 아니라 세계 경기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는 부정적”이라며 “원유 생산업체간 치킨 게임으로 미국 셰일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몰리면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 부실로 미국 금융시장에 파급효과를 미쳐 한국까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요 자체가 크게 위축한 상황에서 낮은 유가까지 겹칠 경우 물가 하락을 동반한 경기 침체국민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 교수는 “수요가 막힌 상태에서 공급을 지속하면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지만 공급망이 망가질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