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만나 연인 관계로 발전한 후 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채려고 한 외국인 2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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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강성수 판사는 지난 9일 사기 미수 혐의를 받는 라이베리아 국적의 A(45)씨와 B(45)씨에 각각 징역 1년 4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로맨스 스캠’을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로맨스 스캠’은 연애를 뜻하는 ‘로맨스’와 신용 사기를 뜻하는 ‘스캠’의 합성어로 SNS를 이용해 피해자와 친분을 쌓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 후 금전을 요구하는 사기 방식을 일컫는다.
A씨 등은 성명불상자의 조직원에게 제안을 받고, ‘로맨스 스캠’에 가담, 지난 3월 피해자 C(60)씨에게 접근해 총 3600만원을 뜯어내려고 한 혐의를 받는다. ‘로맨스 스캠’ 조직 일당은 C씨에게 “미군 소속으로 시리아에 파병 간 여군인데 은퇴 후 한국에 가고 싶다”, “한국에서 사용할 금괴와 돈을 한국에 택배로 보낼 테니 세관비 등을 보내달라”고 속였다. C씨는 이들 일당에게 1300만원을 입금하고, 추가로 2000만원을 현금으로 건네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사기 범행인지 모르고 단순히 현금을 수거해달라는 부탁에 응했을 뿐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범행 정황이 확인됨에 따라 혐의가 인정돼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로맨스 스캠’ 사기는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상대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범죄로 사회적 폐해가 극심하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지 못했고, 이에 걸맞은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신종사기 수법인 ‘로맨스 스캠’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 국가정보원 국제범죄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접수된 로맨스 스캠 피해 건수는 28건으로, 직전 연도인 9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경찰청은 지난 7월부터 지난달까지 아시아 11개국·유럽 8개국·아프리카 4개국 등 총 25개국이 참여하는 ‘로맨스 스캠’ 합동단속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