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국감]"아이돌 극성 팬으로 인천공항 몸살..소란에 무단 점유까지"

18일 윤영일 의원, 국정감사 자료 통해 지적
항공권 구매해 보안구역 들어갔다 이륙전 취소하기도
인천공항공사 "심각성 알지만 대책 마련 쉽지 않아"
  • 등록 2018-10-18 오후 4:55:46

    수정 2018-10-18 오후 4:55:46

민주평화당 윤영일 의원이 1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대한민국의 첫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일부 아이돌 극성 팬들의 도를 넘는 행동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들은 유명 아이돌 그룹을 촬영하거나 직접 보기 위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공항 내를 몰려다니며 소란을 피우거나, 일부는 항공권을 구매해 보안(면세)구역까지 진입했다가 연예인을 다 찍고 나면 탑승 직전 예매를 취소하고 있다. 모든 피해는 공항 이용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인천공항 등 관계기관은 이에 따른 피해 집계는 물론 어떠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관련 대책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답변 역시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대책 마련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항시설법에서는 공항운영자의 승인 없이 공항 내 시설을 무단으로 점유해서는 안되고, 폭언 또는 고성방가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윤 의원에 따르면 일부 아이돌 극성 팬들은 연예인을 촬영하거나, 직접 보기 위해 공항 출·입국장 입구까지 장사진을 치고, 환호를 지르면서 혼잡은 물론 공항의 다른 이용객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연예기획사는 현장을 질서를 유지한다는 명분으로 사설 경호업체를 동원해 포토라인이나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 등 공항시설법 상 공항 시설을 무단으로 점유하는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측은 “사설경호 업체 등이 포토라인이나 가이드라인을 설치할 경우 즉각 출동은 하지만 순식간에 사라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제재하기가 어렵다”면서 “공항시설법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하지만 공항 이미지 등을 고려해 마찰을 최소화하려고 일반인 등에 대한 형사 고발 등 현실적인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더욱 문제는 연예인들의 항공편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당일 항공권을 구매하고, 보안(면세)구역까지 들어가 사진을 촬영하고, 연예인들이 기내에 탑승하면 자신들의 항공권을 취소하는 행위까지 한다는 점이다. 이는 연예기획사나 홍보대행사가 연예인들의 차종과 차량 번호는 물론 항공편명 등 출입국 정보를 사전에 언론사와 팬클럽 임원 등 관계자에게 문자나 이메일을 통해 제공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윤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국적항공사 A사는 “항공권 구매시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중 일부는 환불 수수료(위약금)가 없고, 라운지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다. 또 당일 구매한 티켓을 당일 취소할 경우에는 서비스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는 허점을 악용하고 있다”며 “탑승 직전 ‘개인 사유’ 등을 이유로 취소하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집계 등 관리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적항공사 B사 역시 “이들이 탑승 직전 항공권을 취소하면서 정작 탑승을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다”며 “항공사 직원들은 이들이 출국 취소 심사를 거쳐 일반구역으로 나갈 때까지 동행해야한다. 항공사 직원뿐만 아니라 CIQ 등 공항 관계자 모두에게 불필요한 행정력과 인력 낭비를 초래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일부 아이돌 극성 팬들로 발생하는 사회적·경제적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한류가 갖는 국제적 위상과 경제적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부처간의 협력을 통해 성숙한 팬 문화가 향상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연예 기획사 및 홍보대행사에서 언론사 등에 보낸 연예인 출입국 정보(이미지=윤영일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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