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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소리와 영화감독 이언희가 영화계 성차별 대해 지적했다. 여배우들은 나이가 들수록 엄마 외에는 맡을 배역이 없고, 여성 감독이 대형 상업 영화의 메가폰을 잡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소리는 1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SM타운)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W페스타’ 두 번째 특별세션 ‘그 여자 배우, 그 여자 감독’에서 “영화의 젠더 지수를 높이는 것은 한국 영화의 다양성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어떻게든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소리는 “여배우는 남자 배우에 비해 고를 수 있는 시나리오가 부족하다. 남자들이 떼로 싸우거나 남자들이 나라를 구하거나 이런 영화들만 많아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남자 배우들은 나이가 들어도 직업을 가진 남성을 연기하는데 여배우는 그렇지가 않다. 모성애가 강한 존재 혹은 모성애가 무너져 괴물이 된 존재, 피해자로만 그려진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른 여성 캐릭터가 많이 나와야하는데 선례를 찾아보기도 힘들다”며 “풀을 깎고 길을 내는 심정으로 영화를 찍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소리는 “영화계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희망을 품었다.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병원장을 연기했고, 영화 ‘어쩌다 배심원’에서 문소리는 재판관 역을 맡았다. 애초 남자 배우가 맡기로 한 역할이지만, 지난해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 한국 사회에 큰 인상을 주면서 바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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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이 차기작으로 남자 배우 주연인 ‘탐정:리턴즈’를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성 감독이라는 틀에 갇히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미씽’을 연출하면서 패배적인 감정을 느꼈다”며 “좋은 반응을 얻었고 저 스스로 응원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 무엇을 할지에 대해 폭이 작아지고 특별한 취급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언희 감독은 “이 자리에서조차 저는 ‘여성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며 “결국 이런 이야기를 이런 특별한(성평등 담론을 나누는) 자리에서만 하지 않는 것이 저희가 원하는 결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