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트럼프 변수…코스피 회복세 ‘암초’
조심스럽게 회복 조짐을 보이던 한국 증시가 또다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라는 변수를 만났다. 그럼에도 어닝시즌을 맞이해 형성된 모멘텀을 통해 선방했다. 1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42포인트(0.10%) 오른 2457.49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동반 매도세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매수를 통한 방어에 나섰다.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과 중국이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 조짐에 요동을 쳤다. 특히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지난 4일에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동반 매도세를 보이면서 무려 34.37포인트나 빠지는 급락세를 겪었다. 그러다 지난주 미중 무역 마찰이 진정세를 보이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보아오 포럼에서 “관세를 인하하고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며 한 걸음 물러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의 사려 깊은 발언과 지식재산권 및 기술 이전에 대한 깨달음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회성 공격이라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의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과 이에 대한 러시아의 반발은 무역전쟁에 이어 또 다른 정치적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며 “국내외 환율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사태·환율하락 우려는 과다”
시리아 사태로 인한 유가 급등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시리아는 산유량이 15만 배럴에 불과하다. 세계 산유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1% 남짓”이라며 “이들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것은 과거 사례를 봐도 입증이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환율정책 보고서’도 ‘환율조작국’ 지정은 피했지만 환율시장 개입 규모에 대한 공개 압박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인한 수출 악영향에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의 급격한 하락이 기업실적의 악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는 충분히 타당하다”면서도 “그러나 환율 하락의 원인이 바로 외국인 순매수에 있다면, 단기적으로 오히려 주가 상승 탄력을 강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홍 팀장은 “환율 하락이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라며 “기업 실적전망이 개선되면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강화되는 데 대대적인 매도로 대응할 투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