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지(45)씨는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졸업한 후 현재 세종시에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된 작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0만원을 전남 영광군에 기부하고 있다. 그 인연은 흥미롭게도 ‘굴비’에서 시작했다. 작년 여름 가족들과 영광으로 휴가를 갔을 때 아이들이 우연히 맛본 굴비 맛에 홀딱 빠진 것이다. 그는 고향사랑기부를 하면 지역에도 도움이 되고 답례품으로 굴비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올해까지 매년 10만원씩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주소지 외 지방자치단체(고향 등)에 500만원 이내를 기부하면, 기부자는 답례품과 세액공제를 받는 제도다. 지자체는 주민 복리증진 사업에 해당 기부금을 활용할 수 있다. 열악한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답례품 생산·판매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누적 모금액은 7월 1일 200억원을 찍은 데 이어 100일 만인 이달 8일에 누적 300억원에 도달했다. 200억원에서 300억원을 달성하는데 120일이 넘게 걸렸던 전년도에 비해 약 20일 이상 빠른 모금 속도다. 행안부 관계자는 “광역 지자체별로 보면 17개 시·도 중 상당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모금액을 초과했거나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할 때 10만원 이하의 소액 기부자들이 크게 늘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점차 기부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모양새다. 금액별 기부 건수 중 10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23일 기준 86.2%(약 21만건)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5% 대비 약 15%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행안부는 제도 시행 첫해였던 지난해에는 수백만원 단위의 고액 기부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던 것에 비해, 올해는 소액 기부자들이 늘면서 고향사랑기부제가 건전한 기부문화 확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고향사랑기부를 더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기부자와 지자체 현장 의견을 반영해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관심 있는 지역의 특색있는 사업에도 기부가 가능한 만큼 많은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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