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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 바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등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는 시대다. 스마트폰, DSLR(디지털 일안 반사식) 카메라 등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사진의 인화·현상 과정은 생략된 지 오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즉석 사진’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에게 즉석 사진은 시각적 체험만이 아닌, 또 다른 경험을 주기 때문이다. 사진을 디지털 기기 화면으로 접하던 디지털 세대에게 출력 과정을 거친 즉석 사진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촉감’이라는 아날로그 감성을 체험케 하기도 한다. 아날로그 감성이 젊은이들에게 즉석 사진을 찾게 하는 배경이다.
즉석사진은 컬러와 흑백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데, 흑백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흑백사진이 아날로그 감성을 배가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사진업계에 따르면 흑백은 옷의 색이나 화장 등에 구애받지 않고 본연의 모습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빛과 그림자만으로 찍기 때문에 중요한 포인트만을 집어내 피사체에 집중할 수 있다.
이 같은 아날로그 감성을 품은 레트로 열풍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레트로는 옛날 상태로 돌아가거나 과거의 체제, 전통을 그리워해 본뜨려 하는 것을 말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 많은 국가의 트렌드 중심에 레트로 열풍이 일고 있다. 온라인 서점의 대명사 격인 아마존은 미국 시애틀과 뉴욕에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 영국에선 전자책 판매 하락(-17%)에 견줘 종이책 판매량이 7% 상승했다.
LP(Long Playing Record) 열풍도 마찬가지다. LP는 1948년 세상에 나온 이래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명을 이어오고 있다. 1982년 콤팩트디스크(CD)의 등장에 타격을 입었으나 사라지지 않았다. 아직도 많은 이들이 잡티 없는 CD 음질보다 턴테이블 바늘과 LP판이 내는 잡음 속에서 추억을 끄집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효율적이지 못 한 아날로그가 각광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6월 번역 출간된 데이비드 색스의 ‘아날로그의 반격’에서 저자는 계량화될 수 없는 ‘즐거움’을 첫 이유로 꼽았다. 신문을 들고 브런치를 즐길 때의 여유, 책장을 넘길 때 손에서 느껴지는 종이의 질감, 턴테이블의 바늘이 레코드판에 내려가 닿으면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의 느낌. 이런 오감으로 접하는 신체적 경험은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디지털이 아날로그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켜주지 못 하는 한 아날로그 감성을 향한 레트로 열풍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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