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후폭풍에 놀란 文정부 진화 총력…대기업에 고통분담 요구도

일자리안정자금 확대 요구에 김동연 고심
홍종학 “대기업, 중기의 납품단가 인상요구 수용해달라”
김영주 "최저임금 결정과정과 배경 살펴볼 것"..재심의 고민
  • 등록 2018-07-16 오후 7:21:49

    수정 2018-07-16 오후 7:21:49

[세종=이데일리 박철근 이진철 기자, 임현영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경영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저임금을 두자릿수 인상하면서 지불능력을 넘어섰다며 모라토리엄(지불불이행)을 선언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던 공약이 사실상 물건너갔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진화에 나섰다. 정부는 인상안을 재심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에 고통분담을 요구하는 한편 재정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지난 14일 2019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820원)오른 시간당 8350원(월급 174만5150원, 주 40시간·월 209시간 근무 기준)으로 의결했다.

김동연 “일자리안정자금 규모 확대 부정적”…당정청 협의결과 관심

당정청은 17일 긴급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보완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는 당초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주요 의제였지만 최저임금에 대한 논란이 커지면서 이 부분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당정청 긴급회의에서는 소상공인 및 영세 자영업자들의 경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소상공인·영세 자영업자들과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청년층·노년층 등에 대한 보호·지원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근로장려세제(EITC) 지급 범위·액수 확대, 자영업자들의 일자리안정자금 이용 확대 방안 마련 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30인 미만 고용사업주에게 월급 190만원 미만 근로자 1인당 월 13만원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금 상한을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는 상가임대차보호법, 가맹사업법 등 영세 자영업자 보호와 관련된 국회 계류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여당도 최저임금 후폭풍 수습에 전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에 민감한 업종의 고통을 이해한다”면서 “소상공인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갑질 횡포와 불공정한 계약, 높은 상가 임대료라는 점을 분명히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특히 소상공인을 위해 기존 계획과 지원방안 보다 세밀하게 보완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상승을 최저임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근로장려세제 도입 등 다양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정부는 영세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특히 편의점주,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들이 고용을 유지하고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정청 협의를 거쳐 18일 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당 일각에서는 일자리 안정자금의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난색을 표하고 있어 당정청 협의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시행한 일자리안정자금의 효과를 일부 인정하면서도 일자리안정자금 규모(3조원)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홍종학(왼쪽)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관의 긴급 간담회에서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홍종학 장관 “대기업, 중기의 납품단가 인상요구 수용해달라”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은 소상공인, 중소기업 등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납품단가 반영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수용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자리안정자금 확대는 국회를 설득해야 한다”며 “업계가 함께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저임금 주무부처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2019년도 최저임금안에 관한 이의제기 기간동안 자세하게 살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사상 최초로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의 결정에 대해 고용부 장관이 재심의를 요청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이의제기가 들어오면 이의를 제기한측의 설명뿐만 아니라 최임위의 최저임금 결정과정과 배경 등 전반적인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최임위의 최저임금안을 제출받은 뒤 이를 고시토록 되어 있다. 고시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근로자 또는 사용자대표가 이의를 제기하면 고용부 장관은 이를 살펴보고 이의제기가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최임위에 재심의를 요청토록 되어 있다.

특히 이번에 결정한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서는 예년과 달리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반발하고 있어 고용부 장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지난 1988년 이후 고용부 장관이 최임위의 결정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한 전례가 없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임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힌 만큼 김 장관이 재심의를 요청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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