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안 보인다' 스태그 공포에 떠는 서학개미들

7대 빅테크마저 못 피한 '묻지마 투매'
미 투심 붕괴에 서학개미 손실 커지나
  • 등록 2022-05-10 오후 5:45:11

    수정 2022-05-10 오후 9:05:19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증시에 ‘묻지마 투매’가 만연하면서 서학개미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이 점증하자 빅테크 기업의 시가총액이 최근 3거래일간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

(사진=AFP 제공)


9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991.24에 마감하며 지난해 3월31일 이후 1년1개월여 만에 4000선을 하회했다. 최근 3거래일간 낙폭만 7.18%에 달한다. 올해 들어 16.26%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지난해까지 고공행진을 하던 분위기와 사뭇 달라졌다. 기술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 나스닥 지수는 3거래일간 10.35% 빠졌다.

최근 월가에서는 ‘바닥이 안 보인다’는 말이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이션 관리 실패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미국 대표 빅테크도 예외는 아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대장주’ 애플의 시총은 최근 3거래일간 2200억달러 날아갔다. △마이크로소프트(-1890억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230억달러) △아마존(-1730억달러) △테슬라(-1990억달러) △메타(페이스북 모회사·-700억달러) △엔비디아(-850억달러) 등도 마찬가지다. 7대 빅테크를 통틀어 불과 사흘 만에 1조달러 이상, 한국 돈으로 1350조원 가까이 날아간 셈이다.

이들 빅테크 주식은 미국 주식에 투자한 국내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날 국내 코스피·코스닥 지수도 뉴욕 증시 여파로 크게 밀리면서 출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2600선이 붕괴되면서 장중 연중 최저치인 2553선까지 밀렸다.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서서히 낙폭을 줄여나가 전거래일 대비 14.25포인트(-0.55%) 하락한 2596.56에서 마감했다. 종가 기준 260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11월 30일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장 초반 3% 넘게 하락했던 코스닥 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4.70포인트(-0.55%) 하락한 856.14에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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