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CJ 이재현…사면 이후 '통 큰' 투자 나섰다

[가석방 가능성 커진 JY]③
민간 투자→일자리확대→경제성장 '선순환'
이건희 삼성회장, 평창올림픽 유치전 힘보태
  • 등록 2021-07-21 오후 7:22:46

    수정 2021-07-22 오전 7:23:05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경제계에서는 구속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면을 호소하고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이동통신, 바이오 등 글로벌 산업재편 주도권 싸움에서 한국이 밀리지 않기 위해선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지휘할 ‘총수’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선례를 보면 총수들이 사면을 받은 이후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각종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며 이 부회장 사면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기업의 대대적인 국내 투자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비 여력을 키우는 등 국내총생산(GDP)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지난 20년간 실형 선고를 받았던 30대 그룹 총수들 가운데 13명이 사면혜택을 받았다. 대부분 집행유예 상태에서 사면을 받았다. 복역하던 중 사면돼 풀려난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 정도다.

이들 총수는 출소 이후 과감한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통해 국가 경제 회복에 나서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현실화했다.

2014년 2월 횡령 등의 혐의로 수감됐다가 2015년 8·15 특사로 풀려난 최태원 회장은 ‘통 큰’ 투자로 화답했다. 그해 9월 SK하이닉스는 2015년부터 향후 10년(2025년)간 4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경기 이천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 M14를 설립한 데 이어 2018년 청주 M15, 올해 2월 이천 M16 등 생산시설 3곳을 차례로 구축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아울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방식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새로운 대기업 경영 방식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해야할 투자를 사면 이후로 미뤘다는 평도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2015년 12월 조세포탈,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수감됐고, 2016년 8·15 특사로 자유의 몸이 됐다. 2017년 5월 경영에 복귀한 이 회장은 ‘그레이트 CJ’ 구호를 내세우면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2016년 1조6000억원대였던 CJ㈜의 설비투자(CAPEX)는 2017년 1조9000억원, 2018년 2조800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외교적 성과도 있다. 배임·조세포탈 등으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2009년 특별사면을 받은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격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는 내심 투자활성화가 필요할 테고, 재계도 이를 고려해 사면이 이뤄지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면서 “가석방보다는 사면과 함께 복권이 이뤄져야 등기이사로 등재해서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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