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식료품점, 연말 2차 팬데믹 우려에 일찌감치 재고 확보

美유통업계, 수개월 앞당겨 재고 쌓기 나서
3월 재고부족 사태 '학습효과'
올 겨울 독감 겹쳐 재봉쇄령 조치시 사재기 재발 우려
  • 등록 2020-09-28 오후 6:25:43

    수정 2020-09-28 오후 6:25:43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식료품 제조·판매·유통 업체들이 코로나19 재확산 및 연말 성수기에 대비해 일찌감치 재고를 쌓아두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봉쇄령 이후 재고부족 사태를 겪었던 ‘학습효과’ 때문이다. 업체들은 올 겨울 코로나19에 독감까지 겹쳐 다시 한 번 봉쇄 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올 초와 마찬가지로 식료품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내 슈퍼마켓들은 올 가을·겨울에 대비해 예정보다 일찍 식교품 재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20만명을 넘어서는 등 올 겨울 독감과 함께 2차 팬데믹(대유행)이 발발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자칫 재봉쇄령이 내려질 경우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미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설 것이라며, 또다시 재고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료품 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품목들을 중심으로 서둘러 재고 확보에 나섰다.

유통업체 사우스이스턴그로서즈LLC의 앤토니 휴커 최고경영자(CEO)는 “예년보다 몇 달 앞당겨 여름부터 추수감사절용 칠면조와 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식자재 도매업체 유나이티드내추럴푸즈의 크리스 테스타 대표는 “지난 6월부터 추수감사절 준비를 시작했다. 이는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며 크랜베리 소스, 허브차, 감기약 등의 재고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400개 이상의 슈퍼마켓 조합인 어소시에이티드푸드스토어즈는 심지어 팬데믹 코너를 만들어 청소 세제나 살균 제품 등을 특별 관리하고 있다. 조합의 대린 피어스 부회장은 “수요를 보다 잘 관리하기 위해 항상 창고에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일(코로나19에 따른 재고부족)에 대비하지 않은 상태로는 다시는 사업을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식료품 제조업체들 역시 인기 품목에 대한 생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스팸 등을 생산하는 미 호멜푸즈는 “최근 회사 재고가 1년 전보다 24%나 줄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일부 직원들이 출근을 못하는 등 생산성이 악화될 경우 베이컨, 페페로니, 땅콩버터, 스팸 등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은 이처럼 철저한 준비를 한 덕분에 올 겨울에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더라도 심각한 재고부족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청소용 물티슈를 비롯한 일부 제품은 여전히 수요가 높아 제조업체가 생산속도를 높였음에도 공급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식료품점이나 유통업체들이 올 겨울에 대비해 파스타 소스와 같은 주요 식료품과 휴지 등을 수개월치 비축하고 있다”면서 “수십 년 간 이어졌던 식료품 재고 관리 관행이 올 봄의 코로나19 위기 경험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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