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장순원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강화 및 대출 규제 강화 대책을 내놓자 집 구매를 계획 중인 1주택 실거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이 줄어들고 대출 요건이 전보다 강화됐기 때문이다.
13일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으로 규제지역 내에서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는 고가주택을 구입할 때에는 실거주 목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금지한다고 밝혔다. 단 원래 1주택자였는데 기존 주택을 최장 2년 이내에 처분하면 예외로 허용키로 했다. 즉 투기과열지구에 해당하는 서울 전지역 등에서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1주택자는 2년 이내에 기존 집을 처분해야 하는 것이다. 또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이사 등으로 일시적 2주택자가 된 이들에 대한 양도세 비과세 기간을 3년에서 2년으로 축소하고, 주택 중복 보유 허용 기간도 3년에서 2년으로 줄였다.
그러나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일부 1주택자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8억197만원이다. 공시가격이 9억원이면 현재 시세가 대략 14억~15억원가량인데, 이 가격대 아파트를 사려고 준비 중이었던 이들은 기존 집 처분 기간이 짧아지고 세제 혜택도 줄어들어 매수 타이밍이 애매해진 셈이다.
현재 호가 8억원짜리 서울 마포구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실거주 중인 김모(41)씨는 “실거주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시가 14억원짜리 아파트로 갈아타려고 했는데 썩 좋지 않은 타이밍 같다”며 “집을 두 채, 네 채씩 가진 것도 아닌데 투자 측면에서 손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주택자의 경우 공시가격 9억원 미만 아파트인 경우 2년 내에 입주해야 한다는 조건 말고는 별다른 대출 규제가 딱히 없지만 비싼 집값이 결국 문제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무주택자 상당수가 소득이 높지 않은 이들이기 때문에 대출을 받더라도 집을 사기 힘들다”며 “무주택자 대상 청약 혜택이 늘어나고 있으니 청약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