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의 두뇌를 엿보다' 중국 본사 R&D 센터 탐방기

  • 등록 2016-12-01 오후 6:21:01

    수정 2016-12-02 오전 10:22:00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중국 심천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 부지는 한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모든 것을 가능케 하라(Make it Possible)’는 화웨이의 슬로건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잘 정돈된 정원과 질서정연하게 들어선 건물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보았던 여느 IT 기업과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지난 11월 24일, 25일 이틀에 걸쳐 화웨이 중국 선전 본사와 상해의 R&D 센터를 찾아가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기업의 속내를 직접 살펴봤다.

◆캐리어 네트워크 세계 1위, IoT 솔루션으로 무장한 스마트 시티를 꿈꾸다

국내 소비자에게는 ‘화웨이’라는 기업이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 시장에서 뜨고 있는 신흥 브랜드라는 인식이 많다. 사실 화웨이는 지난 1987년에 창립된 기업으로 정보통신기술과 장비를 근간으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에서도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모두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 중이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와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 Nar-rowBand-Internet of Things) 협력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화웨이가 향후 먹거리로 공을 들이고 있는 NB-IoT 분야에서 한국 시장 역시 중요한 무대로 보고 있다는 이유다.

화웨이는 10만여 개의 NB-IoT 모듈과 칩셋을 무료로 제공하며, LG 유플러스와 함께 NB-IoT 관련 국내 스타트업도 지원하기로 했다. ICT인프라가 아직 미미한 상황에서 NB-IoT망을 제대로 구축하면 산업 전반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화웨이 본사 전시관에서도 IoT 솔루션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화웨이는 스마트 시티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사람들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는 이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전했다.

나아가 화웨이는 다양한 솔루션을 통해 ‘엔드 투 엔드’ 전략을 강조했다. 캐리어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디바이스로 나뉜 3개의 사업부를 살펴보면 결국 네트워크망으로 시작해 이를 운영할 서버, 소비자용 디바이스까지 놓치지 않겠다는 구체적인 전략으로 파악된다. 사실 모든 스마트 디바이스는 탄탄한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화웨이가 스마트 시티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젋은 인재확보와 공격적인 R&D 투자, 국내 시장 영향력 키운다

화웨이 본사의 명물로 불리는 연못에는 몸값이 수 억원에 달하는 흑조가 거닐고 있었다. 하지만 그 자태보다 인상적인 것은 화웨이 R&D 센터의 크기다. 여느 기업의 생산 라인에 버금가는 규모로 시선을 압도하는 모습이다.

상해에 위치한 R&D 센터에는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P 시리즈를 비롯해 굵직한 제품들의 연구인력들이 집중돼 있다.

저녁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무실엔 불이 켜져 있었다. 걸어가며 마주치는 화웨이 연구 개발 인력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젊어 보인다. 실제로도 화웨이는 직원들의 평균연령이 31세밖에 되지 않는 젊은 기업이다. 그만큼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인재들이 화웨이를 이끄는 힘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건물 곳곳에 휴식을 위한 ‘릴렉스존’을 마련해 놓은 점도 인상적이었다.

화웨이 R&D 센터는 상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런던, 파리 등 전 세계 도시에 16개의 R&D 센터와 36개의 공동혁신센터, 45개의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 17만 8000여 명 중 연구직만 8만 명에 달할 정도로 화웨이가 R&D에 들이는 공은 아주 크다. 지난해 화웨이의 매출은 700억 달러 수준으로 이 중 92억 달러를 다시 투자했다. 매출의 13% 이상을 R&D에 다시 쏟아부울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이다.

이런 까닭일까. 화웨이는 중국 기업 중 이례적일 만큼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총 8만3163건의 특허출원을 신청했으며, 이 중 5만377건이 승인됐다. 단순히 하드웨어 판매에만 치중하는 기업이 아니라 지적재산권을 보유하는 일의 가치와 가능성을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연구개발의 투자 성과는 매출로도 정직하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37% 늘어났으며, 이중 컨슈머 디바이스 사업부의 성장률은 73%로 폭발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화웨이가 중국 내수 매출에 비해 해외 매출 비중이 높다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중국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기업 중 하나란 말이 괜한 얘기가 아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올해 3분기 누적 판매량은 9400만대로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점유율 3위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 발표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애플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화웨이의 컨슈머 디바이스 사업은 상승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스마트폰 강국인 한국 시장 진출도 눈에 띈다. 지난 11월엔 LG유플러스향 플래그십 제품인 화웨이 P9 시리즈를 출시했다. P9은 전 세계 누적 출하량이 900만대에 이르며 독일의 카메라 명가인 라이카와 카메라 기술 협력으로도 유명세를 치뤘던 제품이다.

라이카의 로고가 새겨진 듀얼 카메라는 색감 표현에 최적화된 RGB 카메라와 흑백 카메라를 각각 탑재하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포커스 기술을 적용해 촬영 후 초점 및 심도를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조도 촬영에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디테일이 뛰어난 흑백모드와 3가지 라이카 필름 모드는 P9의 카메라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징인데 실제 중국 취재 때 사용해보니 여느 카메라 못지않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카메라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 소비자라면 한 번 눈여겨볼 만했다.

화웨이는 현재 전국적으로 65개의 AS 센터를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 증대를 위해 다양한 서비스 강화 및 마케팅 전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화웨이가 그리려는 큰 그림이 과연 국내서도 주목을 받을 수 있을 지 화웨이의 행보에 관련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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