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잘나가던 회사채 시장…금리 급등에 타격 받을까

미국發 금리 상승폭 커질 경우 투자심리 약화 우려
아직 연초 효과 유효…STK 등 후속 수요예측 주목
  • 등록 2018-02-07 오후 6:39:20

    수정 2018-02-07 오후 6:39:2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국내 크레딧 시장에도 미국발(發) 금리 공포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시중 금리가 오르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연초효과 등으로 투자 수요가 견조하지만 분위기가 언제 바뀔지 모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회사채 발행 시장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채 수요예측(사전 청약)마다 모두 완판에 성공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 우량채로 꼽히는 KT(030200)(AAA)나 롯데칠성(005300)(AA+) 등은 물론 비우량채인 AJ네트웍스(095570)(BBB+) 등도 오버부킹(수요 초과)을 기록했다. 전년 말 회사채 투자가 조기 마무리된 탓에 기관투자자의 대기 수요가 집중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금리 인상 변수는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고 완만한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상반기까지 시장 분위기가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장기물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등 채권시장이 들썩이자 금리 상승 추세가 가팔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진영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안정성 및 유동성이 우수한 국고채는 금리 상승시 투자 매력이 더 커지기 때문에 크레딧물은 소외될 수 있다”며 “지금은 연초 효과 등으로 크레딧시장도 분위기가 좋지만 미국 금리 불확실성이 커지면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은 설 연휴로 영업일이 짧은데다 3월에는 사업보고서 제출 시기 등이 맞물려 일시 수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다만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지난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부분 기업들의 발행금리가 시중금리(민간채권평사가 평균 금리)보다 낮게 책정되는 등 수요 우위 시장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 LS전선(A+) 수요예측에서도 1000억원 모집에 9200억원이 몰리는 등 이달 들어서도 흥행이 계속되고 있다.

박정호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변동성 때문에 투자심리가 일부 영향을 받을 수는 있지만 채권금리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안정적인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면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아주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달에도 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우선 SK텔레콤(017670)(AAA)과 LG화학(051910)(AA+)이 오는 8일과 9일 각각 5000억원 조달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워낙 우량채인 데다 수익성도 좋아 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금리 상승이 이슈가 된 상황에서 총 발행 규모가 1조원에 달하는 만큼 발행조건이 흥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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