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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SK는 글로벌 백신전문업체를 지향하고 있는 계열사 SK바이오사이언스가 다음달 주식시장에 상장할 예정이어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 백신 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5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사업은 모태인 SK케미칼(285130)을 주축으로 SK바이오팜(326030),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이 핵심을 이루는 구조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상장한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전문으로 하는 제약사로 시가총액이 12조원에 달한다.
국내 제약업계가 SK의 제약·바이오 사업에 이목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탁월한 신약 개발 역량이 자리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회사가 제약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복제약보다는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다”면서 “지속적인 신약개발의 노력이 최근 들어 하나둘씩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SK바이오팜이 대표적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성인 대상 부분 발작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와 과도한 주간 졸림증 치료제인 솔리암페톨에 대한 신약판매허가를 잇달아 받으면서 국내 제약업계의 선도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출시한 세노바메이트는 시장진입 초기부터 선방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처방건수는 전분기 대비 68% 증가한 1만1092건을 기록했다. 보험 등재율도 90%를 웃돌면서 매출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미국내 세노바메이트의 마케팅, 영업은 SK바이오팜의 미국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전담하고 있다.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백신산업을 선도하는 제약사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코로나19 백신개발에 있어 가장 성공가능성이 높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NBP2001’의 임상에 진입했다. 이에 앞서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목표로 진행한 ‘NBP2001’ 비임상 시험에서 기대 이상의 결과를 확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NBP2001’과 함께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추가적인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요컨대 한 회사가 투트랙 백신개발 전략을 펴고 있는 셈이다.
이에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019년 세포배양 방식으로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를 개발, 세계 최초로 WHO(세계보건기구) PQ(사전적격성평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제약·바이오사업의 모태인 SK케미칼이 지난 1987년 생명과학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이 분야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해 12월에는 삼신제약을 인수하기도 했다.
SK케미칼은 지난 1999년 대한민국 ‘신약 1호’인 위암 치료제 ‘선플라’를 출시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선플라는 100 여 년의 대한민국 제약산업 역사상 최초의 신약으로 평가된다.
SK케미칼은 지난 2015년 사업을 분할해 ‘SK플라즈마’라는 혈액제제 전문회사를 신설하며 사업 확대를 본격화했다. 혈액제제는 선천적 면역결핍질환, 혈우병, 화상 등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필수의약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처럼 혁신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문화가 국내 제약업계 전반으로 확대되어야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다”면서 “제약강국으로의 도약을 지향하는 우리로서는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