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주범’ 경유차 아니네…중국 영향이 34% 달해

환경부·美 NASA 합동 대기질 조사 결과 발표
지난해 5~6월 국내 발생 초미세먼지 중 국외 영향 48%
중국 내륙 영향 70% 넘어..미온적인 정부 난감
경유세 인상 공청회 추진.. 정부 ‘헛발질’ 비난 못피할 듯
“현지 연구단과 공조 후 저감대책 압박해야”
  • 등록 2017-07-19 오후 6:13:27

    수정 2017-07-19 오후 6:13:27

우리 정부와 미국 항국우주국(NASA)이 수행한 합동 연구결과 초미세먼지 발생요인 중 중국에서 날아든 오염물질이 국외부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우리 정부와 미국 항국우주국(NASA)이 수행한 합동 연구결과 초미세먼지 발생요인 중 중국에서 날아든 오염물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학계와 환경전문가들은 국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주원인은 중국에서 날아든 오염물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물론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우리정부는 정확한 연구결과가 없다며 미온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정부는 초미세먼지 발생 주요 원인으로 경유차를 지목, 경유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등 경유차 사용을 억제하는 데 주력해 왔다.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만큼 중국당국에 미세먼지 저감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이를 지원하는 등 미세먼지 대책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세먼지 국외 영향이 48%…중국이 34% 차지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NASA와 합동으로 지난해 5월 2일부터 6월 12일까지 수행한 ‘한-미협력 국내 대기질 공동 조사’(KORUS-AQ) 설명회를 1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했다.

공동 조사는 국내 대기오염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한반도 전역에 대해 항공관측·지상관측·모델링 등을 통해 진행됐다. 이 조사에는 국·내외 80개 기관 580여명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공동 조사 기간 동안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공원에서 측정된 초미세먼지(PM2.5)의 기여율은 국내 52%, 국외 48%로 나타났다. 국외의 경우 중국내륙이 34%로 가장 많았으며 북한(9%), 기타(6%) 순으로 조사됐다. 국외 영향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0.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산둥 22%, 베이징 7%, 상해 5%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국내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심할 경우 중 60~80%가 중국 등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국내 영향 중 경유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6%(2012년 환경부 기준)에 불과하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지난 2006년 디젤차 누적 등록대수가 588만대였지만 지금처럼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며 “진정으로 환경 개선을 하겠다고 하면 디젤차만 논할 것이 아니라 산업 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전반적으로 규제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한중 공동연구 결과 지켜봐야”

정부는 이번 결과를 토대로 중국 발 초미세먼지 원인해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박진원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국립환경과학원은 나사와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2019년 상세결과를 반영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 예정”이라며 “중국과도 공동관측을 추진해 초미세먼지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미온적이다. 지난 2015년 6월 발족한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 연구가 걸음마 단계라는 이유에서다. 연구단은 올해부터 현지 북부지역 대기질 관측에 나선 상황이다.

연구단 관계자는 “이 연구는 2020년까지 예정돼 있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중국발 초미세먼지의 원인에 대해 규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원인규명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문가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를 압박할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술 경희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NASA와의 공동 연구를 계기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초미세먼지 측정과 분석에 나서야 한다”며 “초미세먼지를 저감할 수 있는 기초연구자료가 쌓이면 중국발 미세먼지 저감대책 수립에 힘을 받을 수가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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