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돌풍?…간편결제 업계 ‘긴장’

애플페이 가세로 국내 ‘휴대폰 간편결제’ 시장 확대 전망
글로벌선 애플페이 온·오프라인 전방위 확장 중...아이폰 사용자 48%가 써
앱 기반 간편결제 진영 긴장...혜택으로 차별화
  • 등록 2023-02-09 오후 7:03:49

    수정 2023-02-09 오후 7:16:32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애플이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공식화하자, 간편결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에선 온·오프라인 결제 시장 구분 없이 애플페이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국내에서도 애플의 아이폰 점유율이 30%까지 상승해, 애플페이 상륙을 강건너 불구경할 수만 없는 상황이다.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은 애플페이와 비교해 포인트 및 할인 혜택 제공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따라서, 애플페이 확산에 따라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페이 혼자 키웠는데 ‘이 정도’...애플페이 참전하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결제 수단별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NHN페이코 같은 ‘앱 기반 간편결제(전자금융업자)’ △ 삼성페이, LG페이 같은 ‘휴대폰 간편결제’ △BC카드 페이북, KB페이, 우리페이 등 ‘금융사 앱카드’로 나뉘어 있다.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되면 휴대폰 간편결제 시장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작년 상반기 휴대폰 간편결제 이용금액 규모는 일평균 1703억원으로, 전체의 23.6%를 차지했다. 사실상 삼성페이 나홀로 키운 시장이다. 시장분석업체 스탯카운터의 지난달 집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폰 점유율은 34%로 커졌다. 이중 절반만 애플페이를 써도 휴대폰 간편결제 시장이 껑충 커질 수 있다. 실제 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아이폰 사용자(약 5억700만명) 중 애플페이를 쓰는 사람은 48%에 이른다.

휴대폰 간편결제 시장의 성장은 앱 기반 간편결제 업체들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여러 신용카드를 담아 ‘결제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두 개 방식이 경쟁 관계에 있어서다. 실제 앱 기반 간편결제는 온라인, 휴대폰 간편결제는 오프라인에 주로 쓴다는 공식도 무너지고 있다.

(이미지=애플)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는 이제 온라인뿐 아니라 휴대폰 간편결제 주 무대인 ‘오프라인 결제’ 시장까지 공격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네이버페이의 오프라인 결제액은 매 분기 7000억~8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페이는 앱에 들어가서 QR을 켜야 하는데, 애플페이는 결제 단말기에 아이폰을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오프라인 결제에서 사용성이 뛰어나고, 아이폰 유저들이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며 “여러모로 오프라인 결제에 공을 들이고 있는 페이 업체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애플페이, 온라인 결제서도 영향력 커

애플페이가 글로벌에선 온라인 간편결제 분야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점도 국내 페이 업체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최근 글로벌 최대 간편결제 업체 ‘페이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애플페이는 페이팔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됐으며, 지난해를 기점으로 인기가 치솟았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온라인 결제 시장에서 페이팔의 점유율은 16%, 애플페이는 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스태티스타가 애플페이가 도입된 주요 국가에서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결제 침투율을 조사한 결과, 온라인 이용률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미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 20~30%의 응답자가 온라인에서 애플페이를 썼다.

온라인 간편결제가 보편화된 국내에선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온라인 자사몰에서도 애플페이 도입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한 전자지급 결제 대행업체(PG) 관계자는 “대형 자사몰을 가진 가맹점 중에 애플페이를 서비스에 붙이고 싶다며 PG사들에 문의하는 곳이 많다”며 “애플페이가 온라인 결제 분야에서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국내 페이 업체, 자체 혜택으로 차별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은 국내 이용자 입맛에 맞는 혜택과 이벤트 제공에 강점이 있다. 반면 애플은 국내에 신용카드사를 통해 우회로 들어오기 때문에, 미국에서처럼 자체 카드를 내놓거나 선구매 후결제(BNPL) 등 직접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긴 어려운 입장이다.

애플페이 서비스 제공 우선권을 가진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전용 카드(PLCC)를 내놓고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어렵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현대카드만 우선적으로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간이 1년도 안돼서다. PLCC를 내놓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신용카드 이용 시 제공되는 포인트 및 할인혜택은 신용카드의 신규 출시 이후 3년간 유지해야 한다. 초기에 애플페이용 NFC 단말기를 확산해야 하는 부담이 큰데, PLCC까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해석이다.

국내 페이업체들은 이런 의무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인트 혜택과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한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단말기 보급 문제는 현대카드가 독점권을 내려 놓으면서 어느정도 해결됐고, 이제 애플페이와 현대카드가 얼마나 큰 혜택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국내 페이 업체들과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간편결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은 신용카드사가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혜택에 더해 자체적으로 포인트나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며 “앞으로 애플페이의 확산 상황을 보면서 추가적으로 혜택이나 이벤트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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