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선 증시가 과열이냐, 아니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코스피 지수가 2300선을 넘어설 것이란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라온 터라 당분간 조정장을 보일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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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9.13포인트, 1.76% 오른 2256.99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월 22일(종가 2267.25) 이후 최고치다. 장중엔 2266.00까지 올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직전인 1월 20일(장중 2277.23) 연 고점과 불과 11.23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날 지수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삼성전자와 외국인이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이날 5.4% 올라 5만8600원에 마감했다. 이번 주 들어서만 무려 8.1% 오른 것이다. 인텔의 반도체 칩 위탁생산(파운드리) 가능성이 대만 TSMC를 비롯한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한 데다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이 크다. 외국인들은 27일 삼성전자를 3892억원 가량 순매수한 데 이어 이날도 9210억원 가량 사들였다. 2018년 5월 31일(1조1216억원)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백신 소식이 외국인 매수세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후보 ‘mRNA-1273’이 대규모 3상 임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연말쯤에는 백신 개발이 완료돼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른다 vs 조정”..9월부턴 변동성 확대 유의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불확실성이 큰 데다 코로나 2차 팬데믹에 대한 우려도 여전해 최근의 주가 상승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증권가에선 추가 상승이냐, 과열이냐를 놓고 의견이 갈린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 지수는 9월 말까지 2300선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확산할수록 유동성 공급이 지속되는 데다 달러화 약세에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달러인덱스는 석 달 전까지만 해도 100선에 육박했으나 최근 93선으로 내려앉았다. 원-달러 환율은 1200원선 안팎에서 안정되고 있다. 금리 하락과 코로나19 이후의 생활 패턴 변화가 고착화되면서 성장주의 추가 강세 가능성도 언급된다.
반면 증시가 과열됐단 의견도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계산이 안 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버블까지는 아니나 과열 징후는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당분간 상승 피로감에 3분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박스권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9월께부턴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코로나19 사망률 급증, 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이 변수다. 정용택 센터장은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와 치료제, 백신 개발에 따라 9월 이후 증시 향방이 갈릴 것”이라며 “독감 시즌이 돌아오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상승 요인 중 하나인 정책모멘텀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센터장은 “글로벌 통화, 재정정책이 대부분 9월말 종료되는데 코로나가 확산되는 미국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에선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최 센터장은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이 우세할 경우 법인세 인상 공약이 기업에 부담을 줄 수 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기가 저조하다면 미국, 중국간 갈등 조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