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구단 '두산베어스' 매각 테이블에 오르나

채권단, 두산그룹에 두산베어스 매각 요구한듯
"두산이 매년 100억 운영비 야구단 운영 맞나"
  • 등록 2020-05-19 오후 7:10:48

    수정 2020-06-28 오후 4:17:30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프로야구 원년 우승 구단 두산베어스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두산그룹 측에 프로야구 명문구단인 두산베어스도 매각 테이블에 올리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두산중공업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서 유동성 지원을 받았다. 두산그룹은 자산매각, 사재출연 등을 통해 3조원을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돈 되는 자산은 사실상 다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두산베어스는 국내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다. 1982년 프로야구 첫해 우승팀이기도 하다. 두산베어스는 걸어 다니는 간판으로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물론 두산베어스를 판다고 해서 큰 돈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매각 가격은 최대 1000억원이 넘지 않으리라고 추정한다. 두산그룹이 올해 갚아야 할 돈이 4조원에 비하면 큰 도움이 되는 금액은 아니다.

하지만 매년 100억원 이상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프로야구 구단을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기업이 운영하는 게 맞느냐는게 채권단의 생각이다. 두산의 상징인 야구단부터 팔아 자구노력의 각오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두산은 앞서 다른 상징인 두산타워 역시 부동산 전문인 마스턴자산운용과 두산타워 매각을 놓고 최종 조율 단계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8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두산솔루스를 포함해 ㈜두산의 알짜 사업부인 산업차량BG(지게차 Business Group)·모트롤BG(유압기기)·전자BG(동박), 두산중공업의 100% 자회사인 두산메카텍 등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채권단을 대신해 두산그룹을 실사 중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르면 이번 주 결과를 채권단에 통보할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그룹은 실사 결과를 토대로 채권단과 협의한 뒤 이르면 이달 중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산베어스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두산그룹의 자산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달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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