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이 이번 참사와 관련해 입건한 피의자 7명 중 경찰 관계자를 가장 먼저 소환한 건, 경찰이 경찰을 수사한다는 ‘셀프 수사’ 비판을 정면돌파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현장 경찰관에만 참사 책임을 돌리고 있단 비난도 의식한 듯 이번주부턴 ‘윗선’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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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경정은 핼러윈 기간 때 이태원에 인파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를 경고한 내부 정보보고서를 참사 뒤 삭제토록 지시했으며, 보고서가 작성된 사실을 숨기려 직원들을 회유한 혐의를 받는다. 김 경정과 함께 혐의를 받았던 용산서 전 정보계장인 정모 경감은 지난 11일 사망해 ‘공소권 없음’ 처분할 방침이다.
김 경정은 사망한 정 경감과 함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증거인멸·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지난 6일 입건됐으며, 지난 9일엔 대기발령으로 직위해제됐다.
특수본은 “감찰과 압수수색에 대비해 정보보고서를 규정대로 삭제하라”고 지시한 걸로 알려진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부장(경무관)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참고인 신분이며, 입건 여부는 소환조사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청 특별감찰팀은 특수본에 박 경무관을 수사 의뢰했다.
특수본은 재난안전 책임기관인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등 ‘윗선’ 수사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앞서 특수본은 “기초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수사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요청 의혹을 둘러싼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측 공방도 조사를 통해 진실을 가릴 예정이다. 휴대전화 포렌식에 참관한 이태원역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참사 당일 오후부터 승객이 밀집했는데도 무정차 통과 조치를 하지 않은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야권의 ‘이태원 참사’ 특별검사(특검) 도입 주장에 대해 “지금 단계에선 법적으로 가장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는 방법이 특수본 형태”라며 “이후에 특검을 할지는 이 결과에 따라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부정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이태원 참사 상황을 지휘부에 늦게 보고해 감찰을 받고 있는 이용욱 경찰청 상황1담당관(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후임으로 빈중석 세종경찰청 생활안전교통과장(총경)을 전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