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수혜주 옛말…한전 하루 만에 방전

항공주 날개 못펴고, 해운·운송 부진
과거와 달라진 경제환경, 저유가 수혜주 힘빼
"수요와 경제전망치 동시 내려가는 상황"
  • 등록 2020-03-10 오후 8:25:02

    수정 2020-03-10 오후 8:25:02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국제 유가 폭락을 반길 저(低) 유가 수혜주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통 수혜주의 개념이 희미해진 탓으로 해석된다.

(그래픽=김다은 기자)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국전력(015760)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3.5%(800원) 내린 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통상 유가 하락은 한국전력에 희소식이다. 원유는 전력을 만들어내는 원료이기 때문에 원료 값이 싸지면 비용이 줄어든다. 전날 국제유가가 30달러선까지 하락하자 키움증권은 한국전력 목표 주가를 전보다 23% 올린 3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저유가 수혜주로 주목돼 전날 8% 급등한 한국전력은 하루 만에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항공주도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통상 원유 가격이 내려가면 항공사의 항공기 운항 비용이 낮아진다. 이런 이유에서 저유가는 항공사에 호재다. 그러나 이날 아시아나항공(020560) -0.9%, 진에어(272450) -1.9%, 제주항공(089590) -1.8% 각각 내렸다. 대한항공(003490)은 올랐지만 상승폭은 0.6%로 낮았다.

운항 수요가 뒷받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003530) 보고서를 보면, 올해 2월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 수송량은 398만9000명을 기록해 전년보다 절반 수준(46.6%)으로 줄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한국인의 입국이 제한되면서 여행과 출장 수요가 끊긴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스(-39.6%)와 금융위기(-17.6%) 보다 수요가 크게 줄었다. 미국의 델타항공 주가가 이번주 들어 5.1% 하락한 것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저유가를 즐길만 한 해운 및 운수 업종도 표정이 밝지 않다. 대한해운(005880)은 저유가 소식이 전해진 전날 4.4% 내린 데 이어 이날 0.9% 더 하락한 1만6050원을 기록했다. 현대상선(011200)도 0.5% 하락했다. 천일고속(000650)(-2.4%)과 동양고속(084670)(-0.1%)도 부진했다.

과거 저유가 국면과 비교된다. 2014년 7월부터 연말까지 WTI는 105.3달러에서 53.2달러까지 49.3%(52.1달러)로 반토막나자 대한항공 주가가 2만9800원에서 4만2300원으로 41.9%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전력 주가는 3만7300원에서 4만2700원으로 14.4% 상승했다. 코스피가 4.3% 하락한 동안 거둔 성적이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당시는 원유 수요와 세계 경제 성장률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었지만, 현재는 원유 수요와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일제히 내려가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코로나19와 힘겨루기에서 밀린 저유가 변수가 수혜주를 견인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코로나19 탓에 전기 사용량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고, 이로써 전기요금 현실화를 언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서 1분기 실적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이런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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