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강릉펜션 사고는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 결론(종합)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19일 오후 국립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황현규 기자] 18일 강원도 강릉에 있는 펜션에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찰이 보일러 배기관에서 새어나온 배기가스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잠정 결론을 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강릉펜션 수사본부(수사본부)는 19일 중간수사 브리핑을 통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사본부는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40％ 이상이면 치사량으로 보는데 숨진 학생들 몸에서 48~63％가량 검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밖에 추가로 독극물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본부는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가스보일러와 관련해 “펜션 보일러실에 연소 가스를 내보내는 배기관이 있는데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연통) 연결 부위가 어긋나 있어서 배기가스 일부가 유출될 수 있다”며 “현재 2차 합동 감식 실시 중이며 그 원인에 대한 종합적인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진행한 1차 현장 감식에서 어긋난 보일러 연통 사이로 다량의 연기가 새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국과수와 가스안전공사 2곳에서 정밀 분석을 의뢰하기로 했다. 수사본부는 이날 2차 합동 현장 감식을 마치는 대로 가스보일러를 뜯어 국과수에 보낼 예정이다.

18일 강릉에서 발생한 펜션 가스중독사고와 관련해 학생들을 치료 중인 강릉아산병원 강희동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이 19일 오후 병원 강당에서 환자 상태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사고로 의식을 잃었던 학생은 7명 가운데 강릉 아산병원에서 치료 중인 5명은 호흡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동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전 고압산소치료 후 한 학생이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며 “한 명은 추가로 약간의 명령에 반응하고 조금 발성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이어 “어제 깬 학생은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고 오늘 깨어난 학생은 물을 마실 수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 중인 학생 2명의 상태도 조금씩 호전 중이지만 아직 속단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학생들에 대한 부검은 유족 요청으로 검찰과 협의를 거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릉 고려병원과 강릉아산병원에 안치돼 있던 학생 3명의 시신이 이날 오후 119 소방헬기에 통해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교육청과 학교가 협의해서 3명의 학생에 대한 장례절차를 서울에서 진행하기로 했다”며 “장례와 관련된 일체의 지원을 서울 교육청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유가족들이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방식을 원한다”며 “왜곡된 사실을 유포하거나 실명을 거론 하고 아이들 사진을 올리는 등 과도한 관심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19일 오후 강원 강릉시 종합운동장에서 강릉 펜션사고 피해자 시신이 헬기로 운구되고 있다. 이 헬기는 서울로 향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