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금 협상’ 줄다리기 마무리..2.5% 인상 합의

인상률 두고 이견 생기며 협상 난항 겪었지만 결국 합의
연금회사지원 인상·임금피크제 57세로 연장 등도 결정
  • 등록 2020-03-26 오후 4:45:47

    수정 2020-03-26 오후 5:14:02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종호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올해 직원들의 임금을 2.5% 인상하기로 했다. 노사협의회와의 임금 인상률을 두고 줄다리기 끝에 예년 대비 소폭 낮은 수준에서 임금 인상을 마무리 지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는 최근 2020년 임금협상에서 임금 2.5% 인상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해(3.5%) 임금 인상률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또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는 △연금회사지원 0.5%포인트 인상(기존 2.5%에서 3.0%로 인상) △패밀리넷 50만 포인트 지급 △임금피크제 개선(만 55세에서 만 57세로 변경) 등 추가적인 복지 개선안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앞서 올해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는 임금 협상을 두고 난항을 겪었다.(2020년 3월 10일 본지 단독기사 참고) 단체협상권을 가진 대표 노조가 없던 삼성전자는 그간 사원 대표들로 구성한 노사협의회와 임금협상을 진행했다. 노사협의회는 단체교섭권은 있지만 노조는 아닌 만큼 서로 큰 갈등 없이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 사이 협상을 완료하고 3월 21일 인상된 급여를 지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노사협의회가 기존과 달리 적극적인 협상 태도를 보이면서 임금 인상률을 두고 회사 측과 이견이 생겼다. 회사는 최근 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등을 이유로 보수적인 인상 폭을 제시했다. 반면 노사협의회는 2019년 사상 최고 실적에도 2018년과 같은 인상률을 적용받은 것과 지난해 실적이 선방했다는 점 등을 내세워 더 큰 폭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의견 차이 탓에 이들 간 협상은 한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이처럼 올해 노사협의회가 기존과 다른 태도로 임금협상에 임한 것은 삼성전자의 일부 노조가 개별협상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존재하는 4개의 노조 중 2개의 노조가 올해 임금 개별협상을 신청하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단체교섭에 이어 올해 임금 관련 개별협상이 이뤄졌다. 이들 노조는 높은 임금 인상률은 물론 임금피크제와 포괄임금제 폐지,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 인상 등을 협상안으로 들고 나왔다. 그러자 노사협의회 역시 보다 높은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면서 임금협상이 길어졌다.

다만 삼성전자와 노사협의회와의 임금 협상은 3월을 넘기지 않고 마무리됐다. 양측 모두 협상안에 한 발씩 양보하면서 극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임금협상이 예년과 다른 분위기에서 진행되면서 합의도 지연된 것이 사실”이라면서 “다만 최근 글로벌 경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데 구성원이 모두 공감하면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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