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GPU(Graphic Processing Unit, 그래픽카드 칩)는 애초 그래픽 처리를 위한 만들어진 반도체다. 화려한 그래픽이 많이 사용되는 게임용으로 주로 쓰였다. 빠른 연산처리 능력을 자랑하는 CPU(중앙처리유닛)가 컴퓨터의 두뇌를 담당할 때 GPU는 그래픽 정보 처리를 보조하는 역할에 그쳤다. 10년 전만 해도 GPU를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 미국 엔비디아의 GP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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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GPU의 위상을 바꿔놓았다. 2010년 AI 분야 석학인 앤드루 응 스탠퍼드대 교수는 12개의 GPU를 활용하면 2000개의 CPU에 상응하는 딥러닝 성능을 구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능 때문이다.
CPU는 빠른 연산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한다. 연산 처리에 최적화된 몇개의 코어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GPU는 단순한 연산 기능을 수행하는 수천개의 코어가 병렬적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다. 수천개의 단순 계산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수많은 소자로 이뤄진 영상정보를 동시에 처리해야하는 그래픽 처리 기능을 발전시킨 덕분이다.
이런 GPU의 특성은 AI의 딥러닝에 딱 들어맞는다. 수많은 빅데이터를 끊임없이 연산해야하는 AI의 특성을 맞추려면 CPU로는 감당이 안된다. 수천명의 일꾼이 한꺼번에 일하는 GPU가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다. CPU가 기술 책임자라라면 GPU는 공장이다.
GPU는 자율주행차량의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자율주행을 위해선 주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위험을 동시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순차적으로 처리하다간 사고의 위험에 노출된다. 수많은 외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건 GPU댜. GPU가 자율주행의 두뇌로 불리는 이유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와 변수, 그리고 복잡한 알고리즘을 통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GPU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