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일본 새 천황 즉위와 다음달 말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등의 계기가 있는 만큼 양국 지도자가 나서 관계 개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지난달 새로 발간된 일본 외교 청서에서는 독도 영유권과 동해 표기 등에 대한 부당한 일본측 주장이 또다시 반복됐다. 강제징용 관련 갈등은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첫 배상 판결 이후 여전히 양국간 ‘뜨거운 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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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일간 군사적 긴장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 해군 함정이 자국 초계기에 사격통제용(STIR) 레이더를 비춰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진실 공방이 벌어졌고, 한·일 외교전으로 비화됐다. 이어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대한 ‘근접위협비행’을 수차례 지속해 초계기 관련 갈등은 올해 1월 말까지 지속됐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한동안 봉합 국면에 접어든듯 했지만, 지난달 일본 언론 보도로 또 수면 위로 부상한 모양새다. 당시 보도는 ‘한국 국방부가 일본 정부에 일본 군용기가 한국 함정으로부터 3해리(약 5.5㎞) 이내로 접근하면 사격용 화기 관제 레이더를 운용하겠다고 통보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국방부는 “지난 1월 일본 무관을 불러 또 근접비행을 하면 추적 레이더 가동 전 경고 통신을 할 수 있다고 통보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일본은 한국이 주관하는 아세안 및 아태국가 연합해상훈련에 참가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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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일본 수뇌부가 한·일간 갈등 이슈들을 단지 자국의 이익을 위한게 아닌 정치적 이유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층의 지지를 받는 아베 총리가 위기시마다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한국 때리기’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지율 추이를 보면 보수 지지층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안보·과거사·영토 문제와 관련, ‘외부의 적’인 북한 또는 한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위기를 조장함으로써 보수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전략은 그동안 유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초계기 갈등 재현도 지난 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문제는 한·일 정치 지도자의 역할
결국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양국 정치 지도자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김영준 국방대 안전보장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바라는건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만나 우리 국민 요구와 정치적 방안 등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감성 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하지만, 결국 아시아태평양 안보균형은 한·미·일 체제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물밑에서 중국 관련 이슈에 일본과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노력도 양국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안호 예비역 해군소장은 군사적 신뢰관계 구축 관련해 “정책 부서 뿐만 아니라 일선 부대들도 일본과의 교류 협력을 확대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현장에서 조우시 어떻게 할 것인가 매뉴얼을 만들어 갈등 소지를 줄여야 흔들리지 않는 신뢰 관계가 만들어 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