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UG 본사가 자리잡고 있는 부산국제금융센터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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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올 연말까지 보증 해지 물량을 감안하면 보증잔액은 보증 한도의 약 90%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HUG 관계자는 “올해 보증 해지 아파트 단지가 많은 만큼 현재 93% 수준인 보증잔액은 연말 90% 정도로 떨어질 것”이라며 “보증 한도는 걱정 안한다”고 28일 말했다.
서울 강남 개포동 ‘디에이치 아너힐즈’(개포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 분양보증 거부로 이슈의 한가운데 서 있는 HUG가 “보증 한도가 적어 나머지 아파트 사업장도 보증을 서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에 대해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HUG에 따르면 현재 이 회사가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한 비담보부 보증 잔액은 총 200조원이다. 이는 이 회사의 보증한도액인 215조 5000억원의 93% 수준으로, 현재 남은 보증 여력은 15조 5000억원이 전부다. 다만 중도금대출보증(주택구입자금대출보증), 모기지보증, 정비사업 이주비보증은 담보부 보증이어서 보증 한도와는 무관하다.
관련 법상 HUG 보증 한도는 작년 말 자기자본금(4조 3100억원)의 50배로 돼 있다. 지난해는 자본금이 5조 2000억원(보증 한도 260조원)이었지만, 지난해 7월 공사전환에 앞서 민간 건설사의 지분 약 1조원치를 돌려주면서 자본금이 크게 줄었다. 이후 증자를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보증배수도 70배에서 50배로 줄었다. 지난해 경우 총 보증한도 260조 가운데 총 보증총액은 265조원. 이 중 보증 한도에 걸리는 비담보부 보증은 180조원 규모였다.
HUG가 올해도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근거는 하반기 입주하는 아파트가 많아 PF대출보증, 분양보증 기간이 끝나는 사업장이 많다는 이유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부터 12월까지 입주를 시작하는 신규 분양아파트는 13만 5659가구다. 이 중 공공분양 물량 일부를 제외해도 약 13만 가구가 보증 계약기간이 끝나는 대상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민간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이 21만 가구에 달한다. 이 중 실제 분양이 이뤄지는 물량을 70%라고 따져도 약 15만 가구에 대한 보증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에선 올해까지는 문제가 없더라도 안정적인 보증을 유지하려면 장기적으로는 자본금을 확대해 한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현재 HUG의 자본금 증액 방안을 기재부 등과 재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분양시장 개방 논란이 일고 있는 시점이어서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택업계 한 관계자는 “기재부나 공정위, 국회 예산처까지 분양보증 시장 개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는데, 언제까지 기관 한 곳에 모든 보증업무를 독점토록 할 순 없지 않느냐”며 “자본금 증액이 아닌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