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손정의 회장, 이재용 등 韓 재계 총수들과 AI 협업·투자 "YES"(종합)

이재용 부회장·정의선 부회장·구광모 회장
이해진 GIO·김택진 대표·김동관 전무
삼성·현대차·LG·네이버·엔씨소프트·한화 등 6곳
손 회장, 서울 성북동서 만찬..日제재도 많은 대화
  • 등록 2019-07-04 오후 9:50:25

    수정 2019-07-04 오후 9:53:5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6시 55분께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 만찬을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양희동 김종호 기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수석부회장,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035420)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북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만나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 관련 사업 현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후 약속 장소로 이동, 이들 6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만찬 장소는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식사도 할 수 있는 곳으로, CNN이 지난 2011년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박물관’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무가 오후 6시 50분께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어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검은색 벤츠 승용차를 같이 타고 와 만찬 장소로 들어갔다. 또 정 부회장과 구 회장, 김 대표, 이 CIO 순으로 도착했다. 손 회장은 청와대 면담 직후 묵고 있는 서울 시내 한 호텔로 이동해 이 부회장과 만난 뒤, 함께 자신의 차량을 타고 식사 장소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두 사람이 미리 만나 안부를 묻고, 최근 사업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손에 태블릿PC를 든 채 만찬장에 도착한 손 회장은 한일 관계 회복 가능성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I don’t know about politics(나는 정치에 대해 모른다)”라고 답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부회장 등 나머지 기업 총수들은 별다른 언급 없이 약속 장소로 들어섰다.

손정의 회장 이끄는 투자펀드의 한국 관련 기업 초청

재계에 따르면 이날 만남은 손 회장이 이끄는 100조원 규모의 소프트뱅크비전펀드(SVF)과 연관된 한국 기업인들을 초청한 자리로 해석되고 있다. SVF는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을 비롯해 GPU(그래픽처리장치)로 유명한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공유 업체 그랩,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 등 모빌리티 기업까지 4차 산업혁명 관련 혁신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얼마 전 방한해 문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를 만났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끌고 있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SVF 1차 펀드의 최대 투자자다. 이번에 초대된 삼성, 현대차, LG, 네이버, 엔씨소프트, 한화 등은 AI를 비롯해 반도체, IoT(사물인터넷), 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등에서 손 회장의 협업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기업들이다. 또 기업 총수들 입장에선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등 대외적으로 중요한 시점이라, 대내외 사정에 밝은 손 회장을 통해 관련 정보와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

이번 만남은 손 회장의 요청으로 이 부회장이 30~50대 젊은 오너 기업인들을 소개해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부회장과 이 GIO, 김 대표 등은 1967~1968년생인 비슷한 연배의 서울대 동문이다. 이 가운데 이 GIO는 손 회장과도 투자 관련 인연이 있다.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계열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와 공동 투자를 하고 자회사인 라인은 지난해 3월 알뜰폰 계열사인 라인모바일 경영권을 소프트뱅크 측에 넘기기도 했다. 손 회장은 또 과거 핀란드 모바일 게임업체 슈퍼셀에 투자하는 등 게임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김 대표와도 게임 관련 사업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AI 협업 및 투자 여부에 “YES”…日제재 대화도 나눠

손 회장이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는 AI 분야도 이날 만찬에서 주요 화제로 떠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손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면담에서도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라며 AI 분야를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은 세계 곳곳에 AI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AI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회사들이다. 또 현대차도 자율주행기술 등에서 AI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AI 관련 인력을 내년까지 1000명 확보하고, 핵심 기술인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처리장치) 사업’ 육성을 위해 2030년까지 관련 분야 인력을 2000명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이날 만찬은 오후 9시 30분께 마무리 됐다. 가장 먼저 자리를 떠난 손 회장은 우리 기업들과의 AI 협업 확대 및 공동 투자 여부 등에 대해 “YES”라며 웃으며 답했다. 이에 대한 연내 실행 여부에 대해선 “I hope so(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뜻을 전했다.

일본의 한국 수출 제재에 대한 조언도 만찬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일본 제재에 관한 조언에 대한 물음에 “Yes, we talked a lot about it(그렇다, 우리는 그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이라고 대답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만남에 대해 “손 회장과 우리 기업 총수들이 ‘1대 1’이 아니라 여러 명이 함께 만나는 형식이라, 구체적인 사업 논의보다는 SVF 2호 펀드 조성 준비를 위한 사전 수요 조사 성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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