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이재영 학폭 인정→사과…폭로자 "허무하다"

  • 등록 2021-02-10 오후 6:22:46

    수정 2021-02-10 오후 6:22:46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인정하자 이를 최초 폭로한 네티즌은 “허무하다”고 했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으로 4명의 피해자가 털어놓은 20여 건의 피해 사례가 담겨있었다.

흥국생명 이재영-이다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두 선수의 가해 사실 중 자신을 그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소개한 네티즌 A씨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만 탈의실 밖에 둔 채 들어오지 말라고 한 뒤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 스케치북에 피해자 욕과 가족 욕을 적어 당당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학부모가 간식 사준다고 하셨는데 (가해자가) 귓속말로 조용히 ‘처먹지 마라. 먹으면 X진다’고 했다”며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본인들만 가해자 되기 싫어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나쁜 행동을 시켰다”고 폭로했다.

(사진=네이트 판 게시판 캡쳐)
해당 폭로문에는 이재영·이다영 자매의 실명이 적히지 않았다. 그러나 글 속에 드러난 여러 가지 정황이 두 선수를 가리켰고 A씨가 가해자를 두고 ‘너네’, ‘둘’ ,‘본인들’ 등의 표현을 쓴 것이 쌍둥이로 유명한 이재영·이다영을 떠올리게 했다.

뿐만 아니라 작성자가 글과 함께 자신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임을 인증하기 위해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여자 배구선수로 활동한 사진을 공개하는가 하면, 다른 커뮤니티에는 그가 가해자라고 주장한 선수와 같은 중학교의 졸업사진을 올리면서 의혹은 기정사실화됐다.

결국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 선수는 이날 오후 과거 학폭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두 선수의 소속 구단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다만 해당 선수에 대한 조치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네이트 판 게시판 캡쳐)
두 선수가 사과의 뜻을 전하자 A씨는 해당 게시물을 수정, ‘허무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을 다시 올렸다.

A씨는 “사과문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글 하나로 10년의 세월이 잊혀지고 용서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본인 과거의 일을 두고 곱씹으며 반성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학폭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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