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막오른 코엔텍 인수전…‘내가 적임자’ 경쟁 시작

코엔텍 인수전 숏리스트 윤곽…실사 돌입
대형 사모펀드·건설사 계열 SI 참전 '눈길'
PEF, 대형 펀드자금 앞세워 인수전 여유
SI, 코엔텍 인수 따른 시너지 효과에 의지↑
  • 등록 2020-04-20 오후 5:34:51

    수정 2020-04-20 오후 5:34:51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폐기물 처리업체 코엔텍(029960) 인수전이 막을 올린 가운데 건설사 계열 SI(전략적투자자)와 대형 사모펀드(PEF)들이 관심을 보이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원매자들은 저마다 두둑한 자금과 사업 시너지를 앞세워 자신이 ‘적임자’라며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추후 이뤄질 실사 과정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인수전 흥행은 물론 매각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울산광역시 남구에 자리한 코엔택 사옥 전경(사진=코엔택)
코엔텍 숏리스트 윤곽…한달간 실사 돌입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코엔텍 지분 59.29%(새한환경 지분 100% 포함)을 보유한 호주계 사모펀드인 맥쿼리코리아 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는 코엔텍 인수전 적격인수후보자(숏리스트)를 선정하고 가상데이터룸(VDR) 개방과 경영진 인터뷰 등 실사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숏리스트에는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MBK)와 스틱인베스트먼트(스틱), E&F-IS동서 컨소시엄, 태영건설(009410)의 환경 부문 중간지주사인 TSK코퍼레이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숏리스트에 오른 원매자들은 약 한 달간 이뤄질 실사를 거쳐 내달 본입찰 여부를 조율할 계획이다.

아직 초반이지만 인수전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앞선 예비입찰에서 10곳 가까운 원매자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점, 인수 의지가 강한 회사들로만 숏리스트를 추리는 과정에서 맥쿼리PE 측도 인수전 흥행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맥쿼리PE는 2014년 결성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펀드(MKOF) 3호를 통해 2017년 6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코엔텍 경영권(59%)을 확보하는 데 약 1473억원을 투입했다. 맥쿼리PE는 같은 기간 동종 업체인 새한환경도 186억원에 인수하면서 ‘볼트온’(유사 기업 인수합병)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코엔텍 경영권에 새한환경 지분 100%를 얹은 이른바 ‘패키지’ 매각임을 감안하더라도 매각 측이 원하는 희망가(6000억원 내외)에 거래가 성사될 경우 3년 만에 최고 3배 가까운 수익을 낼 것으로 점치고 있다.

2017~2020년 코엔택 매출·영업익 추이 (단위=억원·자료=금감원 전자공시, 키움증권)
자금·사업 시너지 이유로 서로 ‘적임자’ 판단

숏리스트에 오른 원매자들은 자금이나 사업 이해도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지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는 최대 65억달러(약 7조5000억원) 규모 5호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도 1조5000억원 규모 스페셜시추에이션(SS)2호 펀드 조성이 막바지다. 자금 면에서 여느 경쟁사와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더욱이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코엔텍 매각이 세컨더리 투자(다른 PEF가 보유하고 있던 매물을 되사는 것)로 이뤄지는 만큼 매각 협상에 있어 SI들보다 수월한 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사 계열 SI들은 폐기물 처리 분야에 대한 이해도와 사업 시너지를 내세우고 있다. 인수전에 뛰어든 TSK코퍼레이션은 태영건설(009410)이 지분 62.61%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540억원에 영업이익 1100억원을 거두면서 폐기물 처리 분야로는 국내 최대 규모를 구축했다. 최근 수처리·재활용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상황에서 코엔텍 인수로 폐기물 처리 분야 시장지배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E&F-IS동서 컨소시엄은 해당 분야에 정통한 사모펀드와 건설사가 손을 맞잡으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E&F PE는 환경업체에 특화된 투자전략을 펼쳐온 운용사로 인선이엔티(060150), 토석 채취업체 유창산업, 골재채취업체 대운산업개발 등에 투자한 이력이 있다.

IS동서는 폐기물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 E&F PE가 보유한 인선이엔티를 IS동서가 인수하며 연을 맺은 두 회사는 서로의 주특기를 내세워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실사 과정에서 원매자들이 어떤 평가를 하는지가 중요하다”면서도 “사업 가치가 확실하다고 판단될 경우 본입찰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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