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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이미 단속이 시작됐던터라 중개업소 대부분 문을 닫은 상태였고, 단속반이 떴다는 소식에 그나마 일부 영업을 하던 중개업소도 순식간에 문을 닫고 자리를 떴기 때문이다. 이에 단속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상가에서 만난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불법행위가 있어서라기 보다 단속 자체가 부담스러워 문을 닫았다”며 “전화로는 영업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단속 헛걸음…중개업소 곳곳 문 닫아걸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특별사법경찰, 관할 구청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단속반은 이날 3개조 8명을 편성해 잠실주공 5단지 일대 중개업소를 점검할 계획이었지만 정작 단속은 문을 연 5곳만 살펴보는데 그쳤다. 사실상 허탕만 친 셈이다.
이날 문을 연 한곳의 중개업소에서는 단속반이 계약서를 열람하며 실거래 신고가격과 계약서의 가격에 차이가 있는지 등 ‘업·다운 계약서’ 등을 점검하고, 계약서를 제대로 보관하고 있는지 확인했다. 이외 불법 거래나 분양권 불법전매 의심행위 등도 점검했다.
앞서 서울시와 국토부는 최근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는 조짐을 보이자 지난 3일 정책협의회를 통해 합동 시장점검단을 꾸려 불법 청약과 분양권 전매, 불법 중개행위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8월 첫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8% 오르며 최근 4주 연속 가격 상승 폭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단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강남구 대치·개포·압구정동, 서초구 반포·잠원동 등지의 중개업소들은 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며 정부 단속반을 피해 ‘숨바꼭질 영업’을 벌이고 있다. 불법 거래를 해서라기보다는 단속 자체가 부담스러워 문을 닫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공통된 목소리다. 여의도동 S공인 대표는 “공무원들이 단속을 나오면 영업 실적을 위해 집요하게 캐기 때문에 여러모로 피로감이 상당하며”며 “소나기는 일단 피하기 위해 대부분 휴업에 들어갔다”고 상황을 전했다.
“단속 실적 위해 범죄자 취급…수치심 느껴”
상당수 공인중개사들은 정부가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단속하는 게 서울 집값을 잡는데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용산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시장이 과열될 때마다 정부가 의례적으로 강남지역 공인중개사무소 현장 점검을 벌였지만 효과는 그때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는 무기한 상시 단속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과 자금조달계획서(투기과열지구내 3억원 이상 주택거래시 제출) 조사를 통해 점검하는 것도 있지만 업다운 계약서 등은 현장 점검을 통해서만 가능해 실효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합동단속반이 시장에 시그널을 주는 효과는 있겠지만, 두들겨 팬다고 시장이 안정화하겠느냐”며 “집값은 시장 흐름에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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