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강국' 네덜란드와 반도체 협력…삼성·SK, 경쟁력 강화 기대

文대통령,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
EUV 장비업체 ASML과 차량용반도체 기업 NXP 보유
"EUV 장비와 차량용반도체 등의 공급 확대 기대"
  • 등록 2021-07-07 오후 6:16:37

    수정 2021-07-07 오후 8:46:28

[이데일리 배진솔 김영환 기자] 정부가 반도체 장비 생산 강국인 네덜란드와 협력을 확대하며 국내 반도체 산업 역량 강화를 모색한다. 네덜란드는 차세대 반도체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생산하는 기업 ASML과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 등을 보유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중요한 곳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한·네덜란드 협력 강화를 통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완성차 업체들의 장비·부품 공급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2018년 2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文, 한·네덜란드 정상회담 통해 반도체 협력 확대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화상 정상회담을 갖고 반도체 등 양국의 신산업 분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는 한국과 네덜란드 수교 60주년으로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2016년 ‘포괄적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국가 가운데 한국의 제2위 교역국이자 제1위 대(對) 한국 투자국이다. 특히 네덜란드는 반도체 장비 생산 강국으로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을 보유하고 있다. ASML은 EUV 노광 장비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어 인공지능(AI)·5세대(5G)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로 알려져 있다. 장비 한 대당 1500억원을 웃도는데다 생산량도 연간 40여 대로 한정돼 있다. 그만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EUV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청와대 측은 이번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은 반도체 장비·생산 분야에서 상호 보완적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상풍력·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관련 협력 여지도 크다고 설명했다.

EUV, 삼성 “TSMC 넘기 위한 무기”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와 초미세 공정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EUV 노광 장비는 TSMC를 뛰어넘기 위한 중요한 무기다. 앞서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경영진을 직접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점이 방증이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준공된 최신 반도체 생산공장에 EUV 공정을 이용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NXP와 협력이 강화될 경우 완성차 업계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전무이사는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ASML의 첨단 장비는 굉장히 중요하다.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며 “정부가 네덜란드와 협력을 강화하면 국내 기업들에도 호의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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