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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의연 박순엽 기자] 서울 신사역 인근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붕괴하는 사고로 20대 여성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했다. 소방당국 등은 이 사고가 철거 작업 도중 발생한 것으로 보고 추가 인명피해 조사와 함께 원인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4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3분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의 지상 5층·지하 1층 건물 외벽이 철거 작업 도중 무너졌다. 해당 건물이 무너지며 잔해가 도로를 덮쳐 인근을 지나던 차량 3대가 깔렸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차량 1대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을 구조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후 아반떼에 타고 있던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였고 오후 5시 59분쯤 운전자 황모(32)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이들 셋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오후 6시 33분쯤 황씨가 운전한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 이모(29)씨를 구조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소방당국은 혹시 모를 인명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물을 제거하며 인명구조견 수색을 진행했고 현재 CCTV 영상을 통해 보행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이다.
이 사고로 인근에 있던 전신주 3개가 쓰러져 주변 건물 1동에 정전이 발생했고 오후 7시 10분쯤 모두 복구됐다. 경찰은 인부 등을 상대로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인근 주민들은 이미 며칠 전부터 이 건물이 붕괴할 조짐을 보였다고 증언하고 있다. 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60대 여성은 “건물 일부가 배불뚝이처럼 밀려 나온 걸 봤고, 우리 집에서 시멘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며 “비가 오면 큰일 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건물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는 걸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는 김모(33)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중 사고 현장을 봤는데 깔린 차량 중 누군가 ‘살려달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라며 “어떤 사람이 구조하려고 현장에 뛰어들어가려다 전기가 터져 물러나기도 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신사역 인근을 지나던 신모(63)씨는 “10초만 일찍 지나갔어도 내가 건물에 깔렸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신씨는 “사고가 나자마자 전신주 변압기가 떨어져 폭발해 놀랐다”며 “사망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빨리 구조됐으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