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왕해나 기자]국내 보톡스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휴젤은 중국 시장 진출을 시작을 알리면서 글로벌 빅 3 시장에 발을 내디뎠다.
반면 메디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두 차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를 받은 데 이어 중국에 보톡스를 밀수출한 의혹을 받으며 현지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웅제약 역시 메디톡스와 소송과 관련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예비판결에서 패소한데다 나보타 ‘무기한 수입금지’ 의견까지 나오면서 해외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휴젤은 27일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한국명 보툴렉스)’에 대한 중국 판매 허가 취득 기념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손지훈 휴젤 대표집행임원은 “지난해 4월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에 품목 허가 신청서를 제출, 지난 21일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시장 문턱을 넘었다”면서 “3년 내 중국 점유율 30%를 달성, 보툴리눔 시장 1위 업체로 발돋움 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을 기반으로 내년 하반기에는 유럽, 2022년에는 미국 시장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5년 후 10~1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다. 손 대표는 “중국, 유럽, 미국의 순차적 진출을 통해 오는 2025년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리더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휴젤이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 거두농공단지 내 신공장 부지에서 자사 보툴리눔 톡신 생산 확대를 위한 제3공장 기공식을 진행했다. (사진=휴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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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과 달리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각종 분쟁에 발목이 잡혀있다. 메디톡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를 두고 소송 중이다. 식약처는 지난 19일 메디톡스가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중국에 판매했다면서 즉각 회수·폐기와 품목허가취소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메디톡스는 다음날인 20일 대전지방법원에 행정처분 취소 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신청했다.
메디톡스는 허가받지 않은 원액으로 제품을 생산했다는 이유로 내린 허가취소 처분에 대해서도 식약처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하고, 원액과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의 중국 내 임상 3상을 마치고 허가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지만, 일련의 사건 이후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NMPA) 심사가 지연되면서 현지 진출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불리한 입장에 처하면서 해외 진출 계획이 주춤하는 모습이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 대웅제약 나보타의 10년 수입금지를 권고하는 예비판결을 내렸다. 최종 판결이 11월19일(현지시간)로 예정된 가운데, 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대웅제약의 예비판결 이의제기에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대만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중화권 진출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휴젤은 경쟁사가 판매금지를 당할 경우 가장 수혜를 입을 것”이라면서 “대웅제약은 ITC 최종 판결에 따라 세계 시장 진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