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각막 이식 시대 열리나…원숭이 시험서 1년 정상 유지

2마리도 6개월 넘겨…"사람 임상시험 고려할 만큼 가치 있는 결과"
  • 등록 2018-06-27 오후 6:11:16

    수정 2018-06-27 오후 6:11:16

각막 이종이식 수술 모습. (사진=농촌진흥청)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돼지 각막을 사람에 이식하는 시대가 한 걸음 가까워졌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5월 돼지(믿음이)의 각막을 이식한 원숭이가 27일까지 1년 넘게 면역억제제 없이 정상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종 각막의 인체 이식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뜻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앞서 이종 간 이식 임상시험에서 8마리 중 5마리가 최소 6개월 이상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특히 1마리는 12개월 동안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농진청이 앞서 이식한 2마리도 6개월 이상(각 202일, 234일)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총 3마리가 WHO의 권고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특히 이종 간 각막 이식 시험에서 면역억제제 없이 1년 이상 기능을 유지한 건 세계 최초다. 서울대학교가 앞서 일반 돼지가 900일 이상 생존하는 성과를 냈으나 전층 각막에 면역억제제를 투여했었다.

농진청은 늘어나는 안구 이식 대기자를 고려해 각막 이종 이식 연구를 이어 왔다. 이번 연구에 활용한 ‘믿음이’도 거부 반응을 제어토록 형질을 전환해 개발한 이종 이식용 돼지다.

우리나라 안구 이식 대기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1880명에서 2016년 2047명이 됐다. 대기일도 평균 2134일에서 2371일(6.5년)로 늘었다.

연구진은 추가 이식 실험을 통해 임상시험 기준을 충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에선 이미 거부 반응 세포를 없애는 전 처리를 거친 일반 돼지의 각막을 사람에게 이식하고 있다.

양창범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장은 “올 하반기 내년 추가 이식을 통해 임상시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진청과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윤익진 건국대학교병원 교수도 “세 번째 도전 만에 1년 이상 기능을 유지한 건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고려해도 될 만큼 가치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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