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조선해양, 청산 무게…운명 갈림길 90일 남았다

기사회생이냐 vs 결국 파산 수순 밟나
법원 회생계획안 인가기한 10월18일
수의계약 통한 매각 가능성은 남아
업계선 3차 매각 불발에 청산으로 가닥
  • 등록 2019-07-23 오후 6:30:56

    수정 2019-07-23 오후 6:30:56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법정관리 중인 성동조선해양이 결국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의계약(경매 혹은 입찰과 같은 경쟁계약이 아닌 적당한 상대를 선택해 계약하는 방식)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지만 이미 세 차례 매각 시도에서 차가운 투자심리를 확인한 이상 청산 절차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3일 금융권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3차례 공개매각에 실패한 성동조선해양의 회생계획안 인가기한이 오는 10월 18일로 끝난다. 법적으로 인가기한 연장이 불가능한 만큼 남은 90여일 안에 인수자를 찾지 못하거나 실현 가능한 회생계획안을 내지 못하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애초 법원은 지난해 4월 성동조선에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린 뒤 인수합병을 통해 회사를 되살리려 했다. 하지만 3차례에 걸친 공개 매각 추진을 모두 실패했다. 법원이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10월18일로 연장한만큼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매각 기회였다.

조선업계에서는 성동조선이 파산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현재 수주잔량은 ‘0’(제로)로 개점휴업상태다. 2017년 11월 마지막 선박 인도 이후 단 한 건도 신규 수주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리스 선사로부터 따낸 3억달러 규모의 유조선 5척도 취소돼 일감이 바닥난 상황이다. 은행들도 법정관리 기업이란 이유로 RG(선수금환급보증)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 성동조선해양 인수자금은 감정평가액에 근거해 3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주가 끊긴 성동조선을 수천억원을 들여 인수할 투자자를 찾긴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며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중형선박 시장이 살아나지 않은 점도 인수합병 추진 과정에서 악재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공개매각 대신 자금력을 증빙할 수 있는 업체가 인수 의사를 밝힐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둔 상태다. 금융권과 조선업계는 세 차례 시도가 불발된 만큼 4차 매각 가능성은 매우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인수 합병을 제외하곤 성동조선해양을 살릴 다른 방안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인수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법원은 성동조선을 채권단으로 돌려보내거나 청산 절차(파산)를 진행할 수 있는데, 채권단은 성동조선의 추가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 측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유일한 회생 방안은 매각이었다”며 “성동조선에 새로운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성동조선은 2018년 3월 기업회생절차 신청 전까지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의 자금지원으로 연명했다. 채권단은 8년간 자금지원과 출자 전환을 통해 성동조선해양에 3조원 이상을 수혈했지만, 자력 회생에 실패했다. 현재 수주물량이 없어 남은 현금으로 인건비, 관리비 등을 감당하고 있다. 직원 750명 중 620명 정도는 순환 무급 휴직 중이다.

<표>성동조선해양 매각 일지

2018년 4월/ 기업회생절차 개시

10월/ 1차 매각 무산

2019년 2월/ 2차 매각 무산

4월/ 3차 매각 공고

6월7일/ 조선기자재업체 등 3곳 인수의향서 제출

6월13일/ 본입찰 유찰

10월18일/ 법원이 정한 매각 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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