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기국회서 北핵 대응 총력…한국당은 '보이콧' 고수(종합2보)

여야 4일 정기국회서 北 핵실험 규탄안 처리
국방위·정보위 각각 국방부·국정원 현안보고
전날 북한 6차 핵실험에 하루 만에 신속 반응
한국당은 ‘보이콧’ 유지하며 北규탄 나홀로 불참
  • 등록 2017-09-04 오후 7:39:36

    수정 2017-09-04 오후 7:55:17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북한 제6차 핵실험 규탄 결의안이 재석 170명, 찬성 163명, 기권 7명으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여야는 4일 정기국회에서 전날 북한이 감행한 제6차 핵실험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북한이 9차례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을 감행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정치권 역시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초유의 안보위기 상황에서도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시작한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강한 비판이 나왔고 정세균 국회의장과 국민의당 등도 날 선 발언을 이어갔다.

丁의장·한국당 제외 3黨 원내대표 北규탄 결의안 공동 발의

국회는 이날 오전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 직후 직권상정 된 북핵 규탄 결의안을 재적 170, 찬성 163, 기권 7인으로 처리했다. 결의안 발의에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등 176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영우 국방위원장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이 지금까지 자행한 5차례의 핵실험(2006년 10월 9일,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 2016년 9월 9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하는 한편,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의 도발의지를 좌절시키고자 노력한 바 있다”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북한은 끊임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한반도와 국제사회를 향해 심각한 도발행위를 지속해 왔으며, 2017년 9월 3일에는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하기에 이르렀다”고 결의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결의안은 “대한민국 국회는 북한이 2017년 9월 3일 감행한 제6차 핵실험이 한반도의 안정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행위임을 확인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명시했다.

결의안은 또한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해치고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완전히 저버린 점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상태를 악화시킬 경우, 북한 정권의 체제 유지를 결코 기대할 수 없음은 물론, 국제적 고립과 자멸을 초래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현안문제를 브리핑하기 위한 국회 정보위원회가 4일 오후 여야 소속 의원들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北핵 규탄 결의, ‘셀프 왕따’ 한국당에 비판 봇물

결의안 처리 직후부터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한국당 태도에 융단폭격을 가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이후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가 불참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원내대표 회동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진행된 영장에 대해서 국회를 보이콧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말 MBC 사장의 거취가 북핵 위기, 국가 안보위기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냐”며 일침을 가했다.

국회 수장인 정 의장 역시 이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특정 정당 비판에 가세했다. 정 의장은 “어제 제가 원내대표들하고 연락을 해서 국회가 결의안을 내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한국당이 불참했다”며 “안보문제에 관한 한 초당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보이콧은 어떤 이유와 명분으로도 합리화할 수 없다”며 “3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 구성원으로서 국회 기능을 마비시킨다면 국정의 마비와 같다.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당은 이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국회 보이콧 입장을 철회하지 않은 채 MBC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반발해 대검찰청과 방송통신위원회를 잇따라 항의방문했다. 또한 다음날 예정돼 있는 원내교섭단체 연설에도 불참할 계획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긴급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정보위·국방위, 각각 국정원·국방부로부터 긴급 현안보고

오후에는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가 연달아 회의를 개최하고 각각 국정원과 국방부로부터 북한 핵실험 관련 긴급 현안보고를 받았다.

국정원은 이날 비공개 현안보고를 통해 북한 6차 핵실험에 대해 사전에 예측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향후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등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이에 대해 “북한은 앞으로 국제사회 대응을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SLBM을 시험 발사하거나 IRBM·ICBM을 정상 각도로 북태평양 상에 발사 하는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핵실험을 위한 갱도도 준비 돼 있어 관련 동향을 국정원은 주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한국이 공유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정현 무소속 의원의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공유’ 검토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주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미국의 핵항공모함과 핵잠수함 정례 배치를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군사적 대치 강화 방향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면서 “미국에 항공모함 등 확장억제자산의 한반도 정례적 배치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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