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공 20일이 지났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결사 항전에 러시아군은 키이우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항복을 유도하기 위해 러시아군이 민간인 거주지역을 무차별적으로 폭격하는 비인도적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군의 고전 이유가 군사 전략적 측면과 전술적 측면 등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병력 구조와 군의 사기 문제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징모혼합제로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짧게 의무복무만 마치고 전역하는 병사와, ‘계약’을 맺고 전문 분야에서 여러 해 또는 장기복무를 하는 병사를 구분해 징집하는 병역제도다.
러시아에선 18~27세 남성들에게 병역의무가 부여되는데, 의무복무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과거 러시아군의 의무복무 기간은 육군 2년, 해군 및 공군은 3년이었다. 하지만 ‘데도브시나’라는 이름까지 붙여진 구타·가혹행위 문제가 극에 달해 지난 2008년부터 전군 1년으로 복무기간을 대폭 단축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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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계획대로 되지 않은듯 하다. 최근 5년간 육군 부사관 평균 충원율은 86.7%에 불과했다. 해병대의 경우에는 70.8%까지 떨어졌다.
윤석열 당선인 역시 비전투 분야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에 맡기고, 현역병 소요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공약했다. 무인 로봇 전투체계로 이를 대신할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 장비라도 오작동이나 결함이 발생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된다. 기상 상태나 여러 환경 여건 등의 변수도 시스템의 신뢰성을 떨어트린다.
인구 절벽 시대 상비 병력 축소에 대응하기 위해선 첨단 장비 중심으로 군사력을 건설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결국 해당 장비를 운영하고 상황을 분석해 대응하는 것은 사람이다. 이는 결국 군의 정신전력과 숙련도 문제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우리 군에 주는 또 하나의 교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