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시멘트 떨어지는 소리 들려"…신사역 인근 건물 붕괴, 조짐 있었다

철거 도중 건물 외벽 무너져 도로 덮쳐
인근 차량에 탑승한 4명 피해, 1명 사망·3명 부상
주민 "건물 밀려나오고 시멘트 떨어지는 소리 들려"
  • 등록 2019-07-04 오후 7:48:00

    수정 2019-07-04 오후 7:51:16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의 외벽이 무너져 소방대원들이 인명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손의연 박순엽 기자] “건물 일부가 배불뚝이처럼 밀려 나온 걸 봤어요. 저희 집에서도 시멘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고요.”

4일 서울시 서초구 장원동 건물 붕괴 현장 인근에 사는 주민들은 해당 건물이 며칠 전부터 붕괴할 조짐이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사고 전부터 해당 건물이 어긋나고 시멘트가 떨어지는 등 무너질 조짐이 보였다고 말했다. 또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들은 결국 사망자가 생겼다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근처 아파트 5층에 사는데 집에서도 시멘트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들어 불안했다”라며 “비가 오면 큰일 나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건물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사고가 나는 걸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는 김모(33)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던 중 사고 현장을 봤는데 깔린 차량 중 누군가 ‘살려달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라며 “어떤 사람이 구조하려고 현장에 뛰어들어가려다 전기가 터져 물러나기도 했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신사역 인근을 지나던 신모(63)씨는 “10초만 일찍 지나갔어도 내가 건물에 깔렸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신씨는 “사고가 나자마자 전신주 변압기가 떨어져 폭발해 놀랐다”며 “사망자가 있다고 들었는데 빨리 구조됐으면 살 수 있지 않았을까”하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3분쯤 서울시 신사역 인근의 지상 5층·지하 1층 건물 외벽이 철거 작업 도중 무너졌다. 건물의 잔해가 도로를 덮쳐 인근을 지나던 차량 3대가 깔렸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차량 1대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을 구조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했다. 두 여성은 경상을 입었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이후 구급대원들은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였고 오후 5시 59분쯤 운전자 황모(32)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소방당국이 오후 6시 33분쯤 황씨가 운전한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 이모(29)씨를 구조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 사고로 인근에 있던 전신주 3개가 쓰러져 주변 건물 1동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잔해를 치우며 혹시 다른 인명 피해가 있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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