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검사 확진 인정 첫날 병원 가보니…혼란은 여전했다

오전부터 동네 병원 북새통…오전검사 10시 마감되기도
서울·세종 모두 1시간 대기 후 검사…진단 빨리 나왔는데
확진 진단 후 격리지침 등 안내 부족…동선 겹침 등 우려
  • 등록 2022-03-14 오후 6:49:21

    수정 2022-03-14 오후 9:05:20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인정한 첫날인 14일, 부산 한 어린이병원이 문밖까지 대기자들로 붐비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이명철 기자]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 시 확진으로 인정한 첫 날인 14일 동네 병원은 검사를 받으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기존 유전자증폭(PCR) 검사 방식과 달리 바로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으나 이후 보건소와 연계되는 안내시스템 등은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오전부터 동네 병원 북새통…1시간 넘게 대기 후 검사

“지금은 검사를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오후 2시 이후에 오세요.”

14일 오전 10시30분께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한 이비인후과를 찾은 기자를 보며 간호사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50여명이 넘는 환자들이 간격 없이 붙어 앉아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고, 문 바깥쪽 복도에 서 있는 이들도 다수였다. 병원은 더 이상 자동접수가 되지 않게끔 기계의 `접수` 버튼을 가려놨다.

황급히 나와 인근 병원을 검색해 전화하니 `검사는 가능하지만 상당히 기다려야 한다`고 답했다. 오전 11시께 접수를 마쳤으나 워낙 검사를 대기하고 있는 이들이 많아 1시간이 넘게 대기한 후인 12시 20분께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앞서 방문한 이비인후과보다는 다소 여유가 있던 해당 병원 역시 오전 11시30분 이후 온 이들에게는 오전 검사가 불가하다며 돌려보냈다. 검사를 위해 대기하는 동안 많은 검사 여부를 묻는 전화가 쉴새 없이 쏟아져 간호사들은 ‘지금은 불가하며 오후에 와야 한다’는 대답을 반복했다.

병원은 확진의 증거로 보관하라며 진단키트를 확진자에게 위생장갑에 담아 제공했다. 병원 측은 신속항원검사 양성 진단이 기재된 진료확인서도 제공했다.(사진 = 조용석 기자)


대기가 길었던 것은 서울뿐 아니라 지방도 마찬가지였다. 세종시 동네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은 이명철 기자 역시 1시간 넘게 대기한 끝에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예상대로 종전 보건소에서 했던 PCR 검사보다 훨씬 빨랐다. 검사 다음 날에야 결과를 알 수 있던 PCR 검사와 달리 의사가 콧속에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한 지 10분 정도 뒤에 간호사가 확진(양성)임을 알려줬다. 검사에 사용한 진단키트는 음성은 자체 폐기했으나 양성의 경우는 본인에게 돌려줬다. 진단키트에 두 줄이 뚜렷했다.

확진 진단 후 격리지침 등 안내 부족…동선 문제 등도 우려

이후 시스템은 실망스러웠다. 먼저 병원에서는 격리기간 등 확진 이후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보건소에서 문자를 보낼 것이라고 기다리라고 했다. 격리기간에 겹치는 약속과 일정을 빨리 정해야 할 것 같아 재차 물어봤으나 “7일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정확하지 않으니 보건소 안내 문자를 기다리라고 재차 안내했다.

확진 판정 뒤에는 `양성판정 환자 안내문` 하나를 제공했으나 해당 안내문에도 격리기간 등은 기재되지 않았다. QR코드를 통해 관련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 스마트폰을 꺼내 인식을 시도했으나 워낙 화질이 나쁘게 인쇄된 탓인지 오류만 났다.

기자가 양성 판정 뒤 받은 안내문. 격리지침 등이 전혀 기재돼 있지 않다.(사진 = 조용석 기자)


아쉬운 점은 12시 30분께 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오후 6시까지도 기다리는 보건소의 확진 격리관련 안내가 오지 않고 있는 점이다. 오후 4시께 병원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병원이 확진자 정보를 보건소에 보내면 보건소가 이를 취합해 격리 관련 문자를 일괄 발송하는데, 병원 측이 아직 기자에 대한 정보를 보건소에 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또 지금 정보를 보내도 오늘 저녁 늦게나 내일 안내 문자가 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사실상 확진 판정 이후 행동지침 대부분을 보건소 안내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볼 때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도 확진 이후 확진 격리기간 등 지침을 찾아보려 했으나 보건당국 차원에서 정리한 정보를 찾기가 쉽지 않아 결국 포기했다.

세종에서 검사를 받은 이 기자는 기자보다 조금 상황이 나았다. 질병관리청이 배포한 `확진자 및 동거인 안내문`을 제대로 배포해줘 격리해제 시점이나 이후 행동요령도 파악하기가 용이했다. 다만 이 기자 역시 오전 10시께 양성 판정을 받았음에도 오후 6시 현재까지 보건당국으로부터 문자를 받지 못했다. 확진자 집계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도 들었다.

검사 전 별도의 격리구역이 없는 등 동선 정리도 아쉬웠다. 코로나 검진을 위해 대기하는 이들과 다른 질병으로 병원을 찾은 이들이 혼재돼 기다렸다. 양성 판정이 나온 이후에야 다른 이들과 출구를 같이 쓰지 못하도록 했으나 크게 방역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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