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금융감독원의 최근 야심작 종합금융소비자포털 서비스 ‘파인’은 이름부터 귀에 착착 들어온다. 해당 서비스가 ‘괜찮다’는 인상도 줄 수 있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영어 인사말로 쉽게 떠올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이 이름이 나오기까지는 가마솥 더위를 이겨낸 서태종 수석부원장의 숨은 열정이 큰 몫을 했다는 후문이다.
서 수석부원장은 ‘보험다모아’ ‘isa다모아’ 등 여러 금융정보 사이트가 있지만 여전히 이곳저곳을 옮겨다녀야 하는 소비자의 번거로움에 주목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한 곳에서 모든 금융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였고, 어렵게 만든 정책을 보다 많은 사람이 사용하길 기대해면서 작명부터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우선 금감원 내부에서 공모를 받았다. 20여개의 이름이 들어왔는데, 대부분의 이름은 ‘금융정보 다모아’, ‘금융정보 한눈에’ 등 다모아, 한눈에 시리즈였다. 하지만 신선함이 떨어진다고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나마 후보군으로 꼽힌 것이 금융소비자정보의 약자 ‘금소정’이었다.
하지만 금소정은 마지막 심사 벽을 넘지 못 했다. 그가 아무리 주의에 물어봐도 금소정에 대한 평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억하기도 어렵고 특정한 의미를 떠올릴 수도 없는 데다 거꾸로 밤문화를 떠오르게 한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결국 그는 올해 휴가 시즌까지 이 난제를 끌고가야 했다. 혼자 영어사전을 뒤적이는 노력끝에 찾아낸 것이 파인이다. 금융정보 네트워크(Financial Information Network)의 머리글자이자 파이낸스(Finance)의 축약어이기도 하다.
주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쉽게 기억되고 모든 금융정보사이트를 모아놨다는 의미가 잘 전달됐다는 평이 나왔다. 어렵게 건져올린 이름에 걸맞은 콘텐츠로 소비자들에게 정말 파인(괜찮은) 서비스가 됐으면 한다.